프리다이빙이라는 신세계에 첫 발을 내딛다.
스테틱 - 숨참기 신공
드디어 일요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경남 고성 해양스포츠 아카데미를 향했다. 진주에서 가장 가까운 다이빙장으로 11M 깊이의 풀장이 있는 곳이다. 첫날에는 가장 얕은 곳에서 호흡을 연습하면서 숨을 오래 참는 훈련(스테틱STA)을 먼저 한다. 그리고 강사님이 부이를 띄워놓은 5M 풀장에서 수압을 경험하고, 차차 11M도 도전하게 된다.
입수 전. 체온유지를 위해 3m 두께로 만들어진 긴팔, 긴 다리의 다이빙슈트를 입어야 한다. 수영복만큼이나 몸에 밀착되는 옷이라 입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샤워기를 틀어놓고 슈트와의 한판 승부를 벌이고 나니 긴장했던 몸에 좀 풀린 듯했다. 나와 함께 첫 수업을 진행할 4명의 신입들이 강사님의 안내에 따라 물속에서 호흡을 참는 연습을 했다.
나는 수경을 얼굴에 잘 밀착시킨 다음 폐에 산소를 가득 채워 눌러 담았다. 온몸에 힘을 뺀 채로 수면 위에 엎드려 파란 수영장 바닥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눈을 감으니 수영장 바닥은 아바타의 키리가 유영하던 아름다운 바다가 되었다. 키리와 바닷속에서 노닐려면 얼마큼의 산소가 필요할까? 꿈같은 상상을 하며 얼굴을 물속에 담근 채 부력에 몸을 맡겼다.
둥둥 떠있는 내 머리맡에서 강사님이 시간을 재면서 침착한 목소리로 이끌어 주신다.
"나는 돌고래다 생각하고 릴랙스 하세요. 팔도 툭 늘어트리시고 모든 근육에 힘을 빼세요~ 네~ 잘하고 있습니다~"
나는 상상 속에서 키리의 손을 잡고 점점 더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마음껏 환상적이고 드넓은 바다를 상상하는 대신 몸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산소를 아꼈다. 아이다 자격이수를 위한 기준은 2분.
"방금 2분이 지났습니다. 더 참을 수 있으면 할 수 있는 만큼만 숨을 더 참아볼게요~"
강사님의 목소리가 아득히 들렸지만 아직 내 안에 산소가 많이 남아있었다. 몸에 힘을 좀 더 빼고, 온몸의 피부를 활짝열어 찰랑거리는 물에 몸을 맏겼다. 강사님이 내 머리에 가볍게 손을 얹고 지켜봐 주고 있었기에 아무 불안감 없이 몸속의 산소에 집중할 수 있었다. 서서히 이산화탄소가 횡격막으로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만 더.... 복근을 꿀렁이며 근육 속에 남겨져 있을 산소를 그러모았다. 조금만 더...
상상에서 빠져나올 시간이 되었음이 느껴졌다. 두 손으로 수영장 벽을 짚으며 수면 위로 천천히 고개를 들고 회복호흡을 했다.
"흡 파아~ 흡 파아~ 흡 파아~"
입을 크게 벌려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것과 동시에 신선한 공기를 크게 들이마셨다. 강사님이 휴대폰 속의 기록을 보여주셨다. 3분 44초! 헙. 어제 수영장에서 연습할 땐 1분 30초도 겨우 참았었는데? 강사님과 일행 분들이 모두 나와 함께 나의 첫 기록에 놀랐다. 이것이 상상의 힘인가? 연습의 힘인가? 다음번엔 4분 기록에도 도전해 봐야겠다!
뭔가... 시작이 좋다.
4명의 스테틱 기록을 다 체크한 다음 서둘러 5M 풀장으로 이동했다. 이제 프렌젤 이퀄라이징이 되는지 확인할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