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느닷없이 프리다이빙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헤엄치고 싶었다!

by 느닷
영화 아바타: 물의 길

지난 1월에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을 보면서 다짐했다. 프리다이빙 자격증을 따야겠다! 상영관에 앉아있는 3시간 동안 스토리는 머릿속에 전혀 들어오지 않고, 주인공처럼 바닷속을 누비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드넓은 물속을 누비는 주인공들의 몸짓을 따라 하는 상상에 한껏 달아올라 집으로 돌아왔다. 맑고 깊은 바닷속에서 발길질하는 생각만으로 몸은 벌써 중력을 거스르는 듯 붕 떠올라서 나는 듯했다. 겨울만 지나면 곧바로 프리다이빙을 시작하리라 다짐하며 봄을 기다렸다.


봄이 오긴 했지만... 그렇게 두근거리던 다짐은 과중한 업무와 글쓰기 욕심에 밀려 어느새 4월이 돼 버렸다. 마음이 우울하고 피곤하던 어느 날 문득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가던 바다와 다이빙이 떠올랐다. 아! 그래~ 지금 바로 이 신나는 일을 시작해야 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나는 친한 체육 선생님의 소개를 통해 곧바로 프리다이빙 자격증 과정을 신청했고 이론 수업을 먼저 들었다. 내 들뜬 기분에 전염된 지인 부부 J와 K도 얼떨결에 함께 등록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프리다이빙 도전기의 즐거움 수치가 급 상승했다.


이론 수업을 위한 강의실에는 철인 3종 경기 선수 출신의 남성분과 J, K 부부까지 총 4명이 함께 앉았다. 4시간 동안 열띤 이론수업과 평가시험을 거쳤다. 물속에서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내용들이기에 허투루 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시험문제가 쉽지는 않았지만 초집중을 했던 덕인지, 어서 물에 들어가고 싶은 열망 덕분인지 4명 모두 아피아(AFIA)와 아이다(AIDA) 자격증 이론시험을 통과했다! 강사님이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팀은 처음 본다며 칭찬해 주셨다. 강사님의 칭찬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중년의 아줌마 마음을 춤추게 하는 데는 성공하셨다!


다음 주 일요일. 고성 해양레포츠 11M 풀장 방문을 예약했다. 깊은 물에서 귓속 통증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하는 기술이 하나 있는데 이퀄라이징이라고 한다. 이퀄라이징을 하는 방법은 4가지가 있는데 이 중에서 코를 두 손으로 막고 혀뿌리를 움직여 입안의 공기를 귀 쪽으로 보내는 '프렌젤'이라는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강사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집에서 침대에 엎드려 밤마다 연습을 하고 있다. 혀뿌리를 움직이는 것도, 귓속의 이관이라는 근육을 쓴다는 것도 낯설기 그지없지만 그래도 일단 연습을 한다.


입을 꾹 다문채로 코를 막고 혀를 'ㄱ'모양으로 만들며 넓게 펴서 목구멍을 막고 복근을 쓰지 않은 채로 공기를 귀 쪽으로 밀어 올리기. 하하하... 이게 글로 쓰는 건 쉬은데, 얼굴에 붙은 소근육 들은 생각처럼 잘 움직여 주지 않는다. '프렌젤'을 익히지 못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없다니 나는 밤마다 유튜브를 보며 침대에 엎드려 연습을 했다.


아무래도 느낌이 오지 않아 동네 수영장으로 갔다. 2M도 채 안 되는 깊이지만 물속에 물구나무를 서서 눈이랑 귀로 공기가 뽕 하고 나오는 프렌젤의 느낌을 열심히 찾았다. 복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관건인데 이게 잘 되는 건지 아닌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기분상 공기가 뽕 나오는 것 같고 복근도 안 쓴 것 같고 성공인 것 같고! 기분상~


수영장에서 숨 참기 연습도 해 봤다. 유튜브 영상을 보니 10M깊이를 헤엄쳐 들어갔다 오려면 적어도 1분 이상은 걸리는것 같았기에 나는 1분 30초를 목표로 물 속에 고개를 밀어넣었다. 3번의 시도끝에 1분 30초를 겨우 참아냈다. 그냥 혼자 하는 연습인데도 벌써 프리다이버가 되것 같이 즐거웠다.


드디어 월요일이다. 이제 여섯밤만 더 자면 '프렌젤' 이퀄라이징이 되는지 안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11M 깊이 풀장의 위엄을 구경해 볼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다이빙을 함께하는 짝지를 버디라고 한다. 일요일에 좋은 버디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J와 K는 서로 버디를 해주면 되니 얼마나 좋은가! 풀장에서 다이빙 슈트를 입고 헤엄치는 나를 상상하며 다른 분들의 프리다이빙 영상을 자꾸자꾸 보게 된다. 달력에 날짜 지나가는 걸 이렇게 손꼽아 기다려 본 게 얼마만인지... 체육샘의 다이빙 슈트와 핀을 빌려서 트렁크에 실어두고, 수영복과 세면도구까지 준비완료! 아... 새로운 도전이 주는 설렘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