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봐악~! '스즈메의 문단속' 원작~! 사서 선생님 이거 언제 대출할 수 있어요~?"
"정리하려면 멀었어요~"
"우와~! '오 백 년째 열다섯' 2권! 이거 지금 빌리면 안 돼요!?"
"아직 멀었다고~"
"허얼~! '도깨비 식당' 4권! 저 살짝만 보고 도로 갖다 놓으면 안 돼요~?"
"딱 놔아라이~!"
"아앙……. '진짜 코 파는 이야기' 이거 진짜 지금 너무 읽고 싶어요오~!"
"진짜 저리가라이!"
"아 제발요~ 사서쌤~ 보고 싶은 새 책이 너무 많아서 급식이 안 넘어갔어요~"
"이 청개구리들아 쫌!!!"
책 좀 빌려 가라고 그렇게 홍보하고 전시를 해도 본체만체 하던 녀석들이 아직 도서관 도장도 안 찍힌 새 책 앞에서는 제발 빨리 빌려달라고 쉬는 시간마다 들락거리며 졸라댄다. 온 정신을 집중해서 검수해도 모자랄 판에 책무더기를 자꾸 뒤적거리는 녀석들 덕분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서가에 먼지 쌓인 책들은 아마 이 야단법석을 보며 '나도 저렇게 환영받는 신입 도서 시절이 있었지….' 회상하며 무척 부러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 시국에 들어온 새 책들은 신입 도서라고 환영해 줄 아이들도 없었다. 소리소문 없이 수많은 책 사이로 흔적을 감춘 작년 신간들이 생각났다. 갑자기 도서관에 울려 퍼지는 청개구리들의 대출 타령이 감사하다. 대출 타령의 열기가 식어버리기 전에 한시바삐 신간 업무를 마무리해야겠다. 책 상자를 뜯고 노끈을 자르는 손이 분주해진다. 또 야근 각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