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공감

오늘의 기적

ㅣ 기상일기

by 느닷

시린 새벽이 수면의 시간을 밀어내고 ‘오늘’을 불러들이느라 실랑이를 벌이는 시간. 나는 졸린 눈을 반쯤 뜨고 세상만물에게 인사를 건넨다. 제일 먼저 스트레칭을 하며 어제와 다름없이 무사한 온몸의 감각을 느껴본다. 밤새 내 곁을 지켜준 반려견 ‘우주’에게 입을 맞추며 사랑을 전한다.

거대한 초록색 몬스테라 잎을 올려다보며 잎 끝에 맺힌 작은 이슬방울을 찾아 흐린 눈의 초점을 맞춰본다. 며칠 전부터 연한 초록의 새 잎이 포대기에 싸인 아기같이 돌돌 말려 돋아나는 중이다. 여린 잎이 보여주는 탄생의 힘을 조심스레 감상하며 게으르게 깨어나는 호사로운 시간은 새벽이 내게 주는 여유다.


내 숨소리와 발소리만 존재하는 거실 소파에 걸터앉아 통유리 너머 어스름한 하늘을 구경하며 오늘의 날씨를 가늠해 본다. 부엌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주전자에 물을 데워 따뜻한 레몬차를 한잔 마신다. 상큼한 향이 피어나며 오감이 기지개를 켜면 ‘오늘’에 대한 기대가 차오른다.


지금 누리는 시간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감사의 인사를 나누고 나면 행복이 충만해진다. 건강한 몸, 사랑스러운 우주, 아름다운 몬스테라의 신비한 새 잎, 멋진 새벽하늘을 담은 거실, 상큼한 레몬차, 이 모든 기적에 감사의 인사를 건넨다.


그 다음.

가족을 깨우는 기쁜 순간을 즐기러 간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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