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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 Sep 05. 2024

가끔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필요하다.

원수를 사랑하라. 는 구절이 성경에 있다. 누구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처음 이문구를 봤을 때 심사가 꽤 많이 뒤틀렸다. 원수를 어떻게 사랑하라는 말일까. 이것이 과연 인간의 마음으로 가능한 영역인가 싶었다.


 해맑던 그녀(J ) 얼굴이 흙빛이다. 언제나 긍정적인 J였다. 나이 60이 되어가는 시점에 남편과 이혼을 하고자 한다 했다.


결혼 20년이 훌쩍 넘는 기간 동안 남편은 걸핏하면 이혼하자는 소리를 달고 살았다고 한다.  과외선생님으로 잘 나갔던 J는 수입이 꽤 좋았단다. 한참 잘 나가던 때 이렇게 사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싶어 모든 일을 내려놓았다고 했다.


그때부터 남편은 네가 돈을 못 버니 너한테 들어간 돈은 최소화하라고 하며 그렇게 닦달을 했다고 한다.

이제 애들은 어엿한 성인이 되고 한숨 돌리나 했더니 남편이 퇴직할 시기가 다가오고 남편 가라사대 내가 퇴직하게 되면 네가 일을 해서 돈을 벌어오든지, 아니면 어엿한 내일자리를 마련하든지 하라고 또 닦달이란다.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한 그녀는 결혼생활동안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이혼하고 집을 나왔다고 했다.  홀로 남은 남편은 이제야 이 여자가 진짜인가 싶어 드러누웠단다.





너무 많이 참아서일까. J는 더 이상 남편을 볼 수 없는 마음의 병이 생겼고 남편은 이런 J의 낯선 반응에 면역력이라곤 1도 없는 모습이다.


원수를 사랑하는 방법은 우리 보통 생각하는 사랑, 인내, 포용만 있는 건 아니지 않을까. 한 데로 갚아주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것으로 상대방이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말이다. 


깨닫고 변화할 것인지 그냥 살던 데로 살 건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을 때 좀 더 일찍 가격을 해보잔 말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방법을 가장 마지막에 사용하게 된다. 


부부는 잘 지내다가도 간혹 상대방의 어떤 말이, 특정 행동이 트리거가 되어 지난날 괘씸했던 마음들이 흙탕물처럼 올라오는 그런 날이 있다. 그때는 미친척하고 상대가 했던 것을 그대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누르지만 말고 가끔 터트리며 사는 것이 오래 숨 쉬고 사는 방법이다. 몸소 실천해 보니 생각보다 꽤나 시원하고 통쾌하다. 그리고 미움은 조금 사그라진다.


J는 오랫동안 못 쉬었던 숨을 좀 쉬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남편은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깨닫는 지혜가 함께하기를 바라본다. 




사진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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