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취향 저격

과외선생님

by 도도

아르바이트를 한참 즐겁게 다니던 여느 날이었다. 수학을 다시 공부해보겠다고 한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공부를 하겠다고 해서가 아니었다. 학원이라도 가면 또래 친구들도 만나고. 오가다 이야기 몇 마디 주고받으며 가벼운 친구가 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엄마는 눈이 반짝였고 그렇게 생각한 딸이 고맙고 대견했다. 그리고 말했다.


"그래 잘 생각했다. 학원 알아볼게"

"학원은 싫어요."

"으잉? 왜?"

"그냥 그렇게 많은 아이들과 함께 수업받는 거 싫어요. 과외를 알아봐 주시면 안 돼요?"


지금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상태라면 과외든 뭐든 알아볼 용의는 충분했다. 하지만 우리 딸은 이제 겨우 스스로의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고자 수학이라도 해볼까? 하는 마음이다. 엄마가 보기엔 그랬다. 이런 상황에 한 달에 수십만 원을 더 지출해야 되는 과외라니. 고민이 됐다.


오랫동안 노트와 펜을 멀리 했던 아이. 눈치를 보아하니 실력이 걱정되어 학원 다닐 엄두가 안나는 모양이었다. 그런 마음을 충분히 감안하여. 과외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몇 명의 선생님께 샘플수업도 받았다. 그중 한 선생님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그분께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받기로 했다.





곱게 화장을 하고 흰 블라우스에 블랙팬츠를 입은 딸이 문을 열고 선생님을 맞이했다. 화장끼 없는 얼굴에 긴 생머리 롱패딩과 백팩을 메고 들어서는 과외선생님(K)은 아이의 성숙함?을 보더니 살짝 놀란듯했다.

내가 보기에도 선생과 학생이 바뀐 비주얼이었다.

"이쁘게 화장했네~"라고 K는 인사를 건넸다.


방으로 두 사람은 들어갔고,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한 딸이라 걱정했다. 닫힌 방문을 바라보며 과연 이 수업을 아이가 얼마만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지. 시간을 잘 지켜줄지 등 앞선 걱정을 하고 있었다.


첫 수업이 끝나고 "엄마 선생님과 말이 잘 통해요" 하고 웃어 보였다.

얼마 만에 웃음 띤 얼굴을 보는 것인지 기뻤다. 아이 가 웃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잘 가르치고 못 가르치고는 그다음 문제다.


두 사람은 점점 코드가 통했고 꺄르륵 꺄르륵 웃음소리가 넘쳐나도록 수다를 즐겼다.

"엄마, 나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또 있었다니까요. 난 우주에 분명 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한데요. 그 근거를 서로 이야기하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과 어떤 수업을 했는지가 아닌 무슨 말을 했는지 엄마에게 종달새처럼 쫑알쫑알 건넸다. 말문이라도 트인 아이모습에서 그리운 예전이 생각나 마냥 기뻤다.


시작한 지 6개월쯤 지나자 "진도가 00까지 끝나면 학원으로 갈게요."라고 했다. 아이가 자기를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벅차오르는 말이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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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