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선생님
"그래 잘 생각했다. 학원 알아볼게"
지금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상태라면 과외든 뭐든 알아볼 용의는 충분했다. 하지만 우리 딸은 이제 겨우 스스로의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고자 수학이라도 해볼까? 하는 마음이다. 엄마가 보기엔 그랬다. 이런 상황에 한 달에 수십만 원을 더 지출해야 되는 과외라니. 고민이 됐다.
오랫동안 노트와 펜을 멀리 했던 아이. 눈치를 보아하니 실력이 걱정되어 학원 다닐 엄두가 안나는 모양이었다. 그런 마음을 충분히 감안하여. 과외를 알아보기 시작했고 몇 명의 선생님께 샘플수업도 받았다. 그중 한 선생님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그분께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받기로 했다.
곱게 화장을 하고 흰 블라우스에 블랙팬츠를 입은 딸이 문을 열고 선생님을 맞이했다. 화장끼 없는 얼굴에 긴 생머리 롱패딩과 백팩을 메고 들어서는 과외선생님(K)은 아이의 성숙함?을 보더니 살짝 놀란듯했다.
내가 보기에도 선생과 학생이 바뀐 비주얼이었다.
"이쁘게 화장했네~"라고 K는 인사를 건넸다.
방으로 두 사람은 들어갔고,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한 딸이라 걱정했다. 닫힌 방문을 바라보며 과연 이 수업을 아이가 얼마만큼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지. 시간을 잘 지켜줄지 등 앞선 걱정을 하고 있었다.
첫 수업이 끝나고 "엄마 선생님과 말이 잘 통해요" 하고 웃어 보였다.
얼마 만에 웃음 띤 얼굴을 보는 것인지 기뻤다. 아이 가 웃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잘 가르치고 못 가르치고는 그다음 문제다.
두 사람은 점점 코드가 통했고 꺄르륵 꺄르륵 웃음소리가 넘쳐나도록 수다를 즐겼다.
"엄마, 나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또 있었다니까요. 난 우주에 분명 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한데요. 그 근거를 서로 이야기하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수업이 끝나면 선생님과 어떤 수업을 했는지가 아닌 무슨 말을 했는지 엄마에게 종달새처럼 쫑알쫑알 건넸다. 말문이라도 트인 아이모습에서 그리운 예전이 생각나 마냥 기뻤다.
시작한 지 6개월쯤 지나자 "진도가 00까지 끝나면 학원으로 갈게요."라고 했다. 아이가 자기를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벅차오르는 말이다.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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