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집 근처로 출퇴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다는 소개를 받았다. 설명을 듣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어쩐지 나에게 맞을 것 같은 일 같았다.
이력서를 메일로 먼저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1차 인터뷰 연락이 왔다. 오랜만에 이력서라는 걸 손에 쥐고
낯선 공간에 앉아 있었다.
인터뷰의 첫 질문은 의외로 담담했다.
"사회활동을 계속 이어서 하셨네요?”
이력서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이전의 경력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질문 사이사이에서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사회와 완전히 단절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는 확인받아야 할 조건이라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다.
인터뷰는 한 시간 정도 이어졌고 일주일 뒤, 2차 인터뷰를 보러 갔다. 그날은 두 시간이 훌쩍 넘었다.
다시 매일 먼 거리를 오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큰 위안이었다. 업종은 예전 직장생활을 하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하는 일은 전혀 달랐고
익숙해지기까지는 꼬박 6개월쯤 걸렸다.
나는 개인사업소득자로 일하고 있다.
4대 보험도, 퇴직금도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에서 다들 하나둘 퇴직을 이야기할 나이에 나에게 맞는 자리를 만난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 우연은 그때 나에게 잘 맞은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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