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자영업

by 도도

아침 6시. 알람도 맞춰놓지 않았는데 눈이 떠진다.

몸이 먼저 안다. 오늘도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는 걸.

밖은 아직 캄캄하다.


문득 생각했다. '그냥 직장인으로 살았으면 편했을까.'

물론 편했을 것이다. 매달 찍히는 월급, 아프면 쓸 수 있는 연차. 지금처럼 새벽에 눈 떠서 오늘은 또 어떻게 전략을 짜서 효과적인 매출이 나오게 할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그랬을 것이다. 분명.


하지만 이상하게도 후회는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사실 삶은 처음부터 자영업이었다.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누가 월급 주듯 행복을 넣어주지 않는다.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고, 그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


직장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다. 월급은 나왔지만, 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아이들 마중 나가는 시간. 오후 3시 햇살 아래 커피 한잔의 여유. "오늘은 쉬고 싶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 말이다.






자영업은 내가 한 만큼 온다. 아니, 정확히는 한 만큼도 안 올 때도 있고, 예상보다 훨씬 많이 올 때도 있다.

물론 힘들다. 어떤 날은 아침부터 밤까지 쉴 틈 없이 돌아가다 침대에 쓰러진다.

'아, 그냥 월급쟁이 할걸.' 그런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날은. "정말 감사해요. 도움 많이 받았어요"라고 말할 때. 공들여 준비한 것을 누군가 알아봐 줄 때. 이번 달 매출을 정산하며 '이만큼 했구나' 싶을 때.

그럴 때는 묘한 성취감이 온다. 이건 월급으로는 살 수 없는 감정이었다.


어쩌면 삶은 처음부터 각자의 자영업 인지도 모르겠다. 그걸 깨닫는 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밖이 조금씩 밝아온다. 오늘도 내 이름으로 된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

힘들 것이다. 분명.


하지만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 온전히 나의 삶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게 참 좋다.






사진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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