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이 쇠퇴하고 명나라가 들어선 이후 유학과 도가 등 여러 사상이 합류하는 사조가 무르익는 가운데, 유학자인 설혜는 자신의 학문적 소신에 따라 노자를 주석한 노자집해를 저술했다. 그는 공자도 존중했던 스승이 노자이므로 노자 사상에 대한 오해를 불식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기존의 주석서가 노자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밝히지 못했기 때문에 유학자들이 노자 사상을 이단으로 치부했다고 파악한 것이다. 다양한 경전을 인용하여 노자를 해석하면서 그는 노자의 도를 인간의 도덕 본성과 그것의 근거인 천명으로 이해하고, 본성과 천명의 이치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노자 사상과 유학이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또한 그는 노자에서 인의 등을 비판한 것은 도덕을 근본으로 삼게 하기 위한 충고라고 파악했다.
24년 수능 국어 지문 중
위 글은 24년 수능 독서 지문 중 일부입니다. 우리가 치르고 있는 수능 시험을 가지고 외국인도 틀리는 현실과 동떨어진 영어 공부라고 비판하면서 학교 영어교육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위 국어 독서 지문을 읽으면서 과연 저러한 글이 우리 일상생활의 국어 활용과 얼마나 관련 있나에 대한 생각도 해보아야 합니다. 윗글은 공부를 위한 글이니깐 단어나 내용이 어려울 순 있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수능 영어 지문도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들어 주는 심오한 주제의 글들이 많습니다. 대화체를 아무리 많이 읽어도 똑똑해지지는 않으니까요.
학교 영어 교육 전반에는 틀림없이 많은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생활영어와 학문적 영어가 분리되지 않으면서 오는 실용적 차원에서의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12년을 영어 공부해도 외국인과 대화 하나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이 이러한 것이죠. 이 사실 전체를 부인하는 글은 아니라는 점을 우선 밝힙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을 기반으로 먹고사는 나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외국어, 그중에서도 제1 강대국의 언어인 영어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경쟁력이 되었죠. 그래서 해마다 많은 돈이 영어 교육에 쓰이고 있고 영어를 잘하기 위해 성인이 되어서도 꾸준히 영어를 공부하려는 분들이 많죠.
이럴 때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해야만 합니다.
“나는 왜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가?”
가르치는 자나 배우는 자나 모두 영어라는 언어에 너무나 많은 프리미엄을 붙여서 위기감을 느끼고 누군가는 그 위기감으로 돈을 벌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왜 영어를 배우는가? 외국 여행 가서 간단한 주문이나 숙박 문의를 하기 위한 영어인가? 아니면 수능 시험을 위한 영어인가? 아니면 무역을 위한 영어인가? 이도 저도 아니면 일상생활에서 ok 말고는 쓸 일도 없는 그 영어에 괜히 주눅 들어 있는 것은 아닌가?
사실 미드나 영어 영화를 자막 없이 유려하게 듣기 위해서는 미드 한 편의 대사를 달달 외울 정도로 본다거나 1, 2년의 시간을 영어에 투입한다고 해도 사실 ‘불가능’한 미션입니다. 하지만 해외여행 영어라면 간단한 학습만으로도 달성할 수 있죠. 이미 우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중학교 시절부터) 영어라는 언어를 배워왔으니까요.
실제 우리나라는 중학교 시절부터 계속된 주입식 교육으로 영어권 국가(라틴어를 기반으로 하는)가 아닌 나라들 중에서는 영어 성취도가 높은 나라에 들어갑니다. 나이 많으신 분들을 제외하고 길 가다 외국인의 물음에 띄엄띄엄이지만 안내를 해줄 수가 있죠.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 국가(필리핀을 제외하고)에서 간단한 내용도 영어로 소통하기는 상당히 힘듭니다.
수능 입시 영어는 조금 다릅니다. 중학교부터 6년 내내 집요한 입시 공부로 우리나라 사람들을 영어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있죠. 이것이 우리나라 영어 공부가 잘 못 되었다는 오명을 쓰고 있는 이유입니다. 1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우는 영어 공부를 시키다 보니 영어가 너무나 부담스럽습니다. 실제 내용도 국어 독서 지문만큼이나 어렵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올라가고 절대 평가로 바뀌면서 1등급이 많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더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원래 수능 영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익히길 바라는 영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수능은 수학 능력 시험의 준말이고 수학은 학문을 배운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어떤 학문일까요? 바로 대학교의 학문입니다. 대학 수준의 공부를 위해 원서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영어 실력을 검증하겠다는 것이 수능 영어의 목표입니다. 그래서 수능 원서의 지문들은 해외 논문이나 아티클, 칼럼 등에서 소스를 가져와 만듭니다. 그러니 이 수능 영어 지문이야말로 교양 있는 미국인이 실제 사용하는 수준 높은 학문적 글임은 자명합니다. 그래서 단어들도 어렵습니다. 미국인들이 사용하지 않는 영어가 아닌 것입니다. 문장 구조도 대부분 복문에 분석도 쉽지 않습니다. 내용도 철학에서 심리학, 미학, 과학사 등등 다양하고 심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포기합니다. 생활영어처럼 그냥 외워 버리면 되는 영어와는 다른 지점입니다.
여기서 다시..
나는 왜 영어 공부를 하는가요?
대답이 입시 영어라면 그에 맞게 어렵게 공부해야 합니다. 영어 유치원을 다니며 미리 영어에 장벽을 허문 친구들도 입시 영어가 되면 다시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단어와 내용이 생활 영어 수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국어가 받쳐주지 못하면 어렵습니다. 국어로 된 글도 분석이 안되는데 영어로 된 비슷한 난이도의 글이 해석될 리가 만무합니다. 물론 이것 역시 기계적으로 반복, 반복하면 점점 문제 유형과 분석에 익숙해지고 점수가 높아집니다.
단순히 외국 여행이라면 가볍게 영어 공부하세요. 조금만 공부하면 유창한 영어는 아니라도 여행에 전혀 무리가 없는 영어가 만들어집니다.
무역영어라면 무역영어 교재를 한 권 마스터하고 실무적인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 수준까지는 올라갈 겁니다. 어쩌다 보니 영어권 국가와 제대로 된 무역이 하게 되었다면 영어를 잘하는 통역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몇십 년 전이야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경쟁력이 있었지만 현재는 유학파들도 많고 내가 그 사람만큼 잘할 자신이 없다면 영어가 유창한 사람을 고용하면 됩니다.
미드를 자막 없이 보고 싶고 원어민과 격이 없이 대화하고 싶으신 거라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쉽게 하는 방법은 있는데 미국에 가셔서 한 3년 살다 보면 들리기 시작하고 대화도 자연스러워질 겁니다. 즉, 체화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사용해야 체화가 되죠. 고작 미드가 자막 없이 보고 싶고, 일 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외국인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사회생활을 하며 시간을 쪼개 영어 공부를 하기에는 시간 대비 효율이 너무나 떨어집니다.
그냥 정신 건강 상에도 그 시간에 스트레스받지 말고 운동이나 다른 취미를 즐기는 게 훨씬 낫습니다.
(그럼에도 난 영어가 너무나 좋다고 하시는 분들은 영어를 취미처럼 공부하시면 됩니다. 언젠가는 국제 대회 같은 곳에서 통역 자원봉사 정도는 할 수 있겠죠. 그런 곳에서는 슬랭도 없고 표준화된 영어에 천천히들 대화가 가능하니까요)
마무리하며..
입시 영어나 공무원 시험 영어의 경우 집중적인 학습이 필요합니다. 등수가 매겨지는 공부니까요. 영어에 대한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어는 수능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었다지만 여전히 만점 방지용 문제들이 가득하며, 1등급은 다른 과목과 유사하게 4%대를 유지하게 출제되고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이 수험생이라면 조금만 힘내세요~! 영어를 수학 공부하듯이 공부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지만 언어가 아니라 그저 수험 과목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수능 영어의 글 하나하나는 참 좋은 글들이니깐, 내가 대학 가서 원서를 읽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집중적으로 공부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수험생이 아니라면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으시길 바랍니다. 자신 역시 일 년 내내 한 마디도 쓸 필요 없는 삶을 살고 계시면서 그저 일 년에 한 번 갈까 말까 하는 해외여행에서 조금은 편하게 영어로 의사소통하시길 바라시는 것이라면 가볍게 가볍게 공부하셔도 충분합니다. 물론 이 역시 통역 ai나 번역기의 발달로 별 의미 없어져 버렸지만 말입니다. 가볍게 배운 언어로는 심오한 주제의 대화는 어차피 불가능하고 수속이나 호텔 체크인, 상품 구매 등은 학창 시절 배운 영어로도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치니까요. 영어에 대한 사대주의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저 역시 입시 영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우리 학생들이 조금은 즐겁게 영어 공부를 하기를 바랍니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영어 공부를 헤쳐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