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정원담(談) - 도시 속 작은 숲 이야기
거실에서 가장 잘 보이는 정원에 둥그렇게 꽃밭을 조성했다. 커튼만 열면 가장 좋아하는 꽃들이 보이게 꽃 종류도 찾아보고 배치도 고심해서 아나벨 두 그루, 그리고 올 봄 마음에 쏙 든 스카비오사를 컬러별로 심었다. 파마딥블루, 블루노트, 파마화이트, 크림슨, 스노우메이든, 퀴즈딥레드까지 다양하게 심었다. 제각기 꽃이 만발해 화사한 봄 정원이 되었고, 파마화이트 두 그루를 더 심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두 달간 열심히 키웠는데, 전혀 다른 꽃이 피어났다!!
나는 국화류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노란 심지(?)에 흰 잎사귀가 소복한 딱 국화 모양의 이름모를 꽃들이 그것도 아주 풍성하게 한 그루에 10송이가 넘게 폈다. 나의 니즈와 상관없이 이 친구는 스스로 나의 메인 정원의 주인공이 되어갔다.
생각해보면, 처음 심을 때부터 ‘이 친구는 저번에 심었던 모종이랑 잎사귀 모양이 좀 다르네?’ 느끼긴 했다. 한 달 쯤 지났을 때 한 그루(?)에서 세 네 송이의 꽃이 각각 독립적으로 길게 올라와서 크는 모양과 달리 다발처럼 수북히 올라오는 모양새가 낯설긴 했다. 그래도 많이 잡힌 꽃대를 기특해하며 물을 줬는데… (이 꽃을 보내준 업체 사장님도 잘못 배송된 이 꽃의 이름은 모르는 듯 했다ㅎㅎ)
나름 균형과 높낮이를 생각해서 꽃을 식재했는데, 이 친구들 덕분에 왼쪽에 국화가 가득한 불균형한 모양이 되어버린 것도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열심히 꽃을 피워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기특해서 뽑아버릴 수도 없고 한창 자라고 있는데 옮겨주는 것도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7월 초 까지 수많은 꽃을 피워주던 이 계란꽃(내가 붙인 이름)도 이제 데드헤딩을 해줘야 할 듯 한데,
내년을 생각해서 뿌리채 다른 곳으로 옮겨줘야할지 고민 중이다. 내가 생각한 것과 자라는 속도도 자라나는 높이도 달라서 어떻게 이 원형 정원을 조화롭게 가꿀 수 있을지 구성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