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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 Oct 30. 2022

잉크 한 방울, 오늘 한 방울

과학과 에세이

하루의 소중함을 안다. 소박하지만 하고 싶던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참아낸 작은 하루들이 모인 덕이었다. 변수가 너무 많다. 눈앞의 조그만 변수조차 세월에 업혀 큼직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물속에 떨어진 잉크 한 방울은 한동안 조용히 퍼지다가 나중엔 투명했던 물 전체의 색을 물들인다.


복잡계를 살면서 내일을 알려하는 건 어쩌면 바보 같은 마인드였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른 채 참아냈던 예전의 하루들이 이제 와서 구태여 억울하진 않다. 지금도 나중을 바라보며 끝없이 퍼지고 있을 그 나날들을, 마찬가지로 또 한 방울 추가될 오늘 하루도.


그저 단편 같은 짧은 하루를 잘 살아내는 데에 집중해 본다.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 느끼진 않고 살았지만, 모두가 한참 뒤에야 볼 수 있는 하루의 결과를 한 치도 모른 채로 차근차근 지내오고 있었다. 그걸 떠올리는 것으로도, 각자는 충분히 대견할 만한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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