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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선 Apr 18. 2024

들꽃


한때는 나도 화려한 삶이고 싶었습니다

우아하게, 고고하게

진한 향기로 남들 부러움도 사고 싶었습니다

너덜너덜 해어지고 닳아빠진 신발끈처럼 말고...

그저 쨍쨍 눈부시게 빛나고만 싶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압니다

그건 내가 아니라는 걸.

때로는 흩어지는 자동차 먼지도 흠뻑 뒤집어쓰고

아프도록 내리는 장대비에 몸서리치면서도

그래도 괜찮다, 버티면 된다

위로하는 게 일상인, 

이게 나라는 걸 

이제는 압니다

아프게 남은 상처도 아무는 날 있고

오랜만의 햇살 따뜻한 줄을,

아무랄 것 없는 주변 바람 소중한 줄을

멀고 먼 날들을 돌아

이제야 압니다


오늘도 수없던 욕심들, 나에겐 헛일이라는 걸

저 환한 달빛 받으며 깨닫는,


나의 이름은...

들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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