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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선 Dec 13. 2023

그녀에게 간택되다!

라라를 처음 만난 날

아주 작은 입시 학원을 하는 제게 3년 전 한 여학생이 질문을 했습니다. 

"선생님, 고양이 한 마리 데려가실래요?"

"???"


그 여학생의 사연은 이랬습니다. 

그녀는 전원주택에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고양이 한 녀석이 창고에 불쑥 나타났더랍니다. 

몸집이 꽤 큰 녀석이었는데, 배가 불룩해서 말이지요. 

워낙 동물을 좋아하던 터라 사료도 주고 했더니 이 녀석, 아예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3일 뒤, 몸을 풀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해산을 한 거지요. 무려 여덟 마리나...

이 꼬물꼬물 아가들을 어찌할까 고민을 하던 중에, 제가 고양이 집사란 걸 안 그 여학생이 제게 의향을 물은 거였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지요... 그리 가까운 사이(?)도 아니었던 그 여학생의 질문에 제가 고민을 하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제겐 이미 17살, 7살 되는 두 녀석의 고양이가 있던 터라 식구를 더 늘이는 일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마음이 요동친 겁니다. 


어어어...? 하는 동안 아기 고양이 키우는 법을 검색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무슨 마음에 그랬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냥 '노랑둥이 태비 냥이를 데리고 오리라!' 마음먹어버린 겁니다. 


그리고 며칠 후, 그 학생네 집에 갔습니다. 저는 거기서 천국을 보았습니다. 이미 주인을 찾아 간 분양 녀석들을 제외하고 여섯 꼬물이들이 올망졸망. 아...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제가 키우는 두 냥이들은 길에서 주워온 아이들이라 그 정도로 어릴 적 모습을 알지 못합니다.

여섯 꼬물이들을 보니 울컥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선생님, 얘가 제일 쭈글이예요. 다른 아이들에 치여서 잘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엄마 젖도 못 먹어요."


정말 그런 녀석이 한 마리 있었습니다. 몸집도 다른 아가냥이보다 작고, 구석에 쭈그리고만 있더군요. 

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 녀석을 데려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니, 그냥 마음이 끌려갔다고 표현하는 게 더 좋을 듯싶네요. 그렇게 저는 노랑둥이 태비 냥이를 제 가족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그 아인 '라라'라는 이름을 가진 우리 집 막둥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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