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정체를 알기까지
쭈글이 라라가 드디어 집에 왔습니다.
소심한 얼굴로, 더욱 소심한 몸짓으로 웅크려 있기를 얼마였을까요...
이틀 걸렸습니다!
딱 이틀이었습니다. 그녀의 정체를 알기까지 걸린 시간.
도대체 어디가 쭈글이였단 말입니까? 손바닥 위에 놓으면 딱 맞는 크기의 라라는 서서히 집안을 탐험하기 시작했습니다. 패브릭 소파를 유난히 좋아했지요. 그 여린 손톱으로 찍찍이처럼 달라붙어 대롱대롱 매달리기도 하고, 우다다다 내달리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라라는 걸을 줄을 몰랐습니다.
할 줄 아는 거라곤 딱 두 가지. 우다다와 잠자기였지요.
정말 빛의 속도로 날아다니는데, 정신을 못 차리겠더군요. 저리 작은 몸집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그야말로 전광석화와도 같았습니다. 소파에서 내려와 거실을 내달리는 모습을 어떻게든 사진에 담아보려 했지만, 저의 그런 노력 따위는 라라에겐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정말 우다다다다다다.... 끝없이 내달렸습니다.
그러다가 보면, 금방 제자리에 서서 잠이 들곤 했지요. 심지어 앉아서도 잤습니다. 분명 방금 전에 우다다를 본 것 같은데 뒤돌아 다시 보면 쌔액쌔액 곤히 잠들어 있으니... 이 사랑스런 녀석을 어쩌란 말입니까!
라라는 그렇게 이틀 만에 쭈글이에서 날개 없이 날아다니는 천사로 거듭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