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쭈와 꽁지의 하소연
앞선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에게는 이미 17살의 쭈쭈와 7살의 꽁지라는 냥이가 있었습니다.
쭈쭈는 나이가 많아서, 꽁지는 9kg의 거구여서 움직임도 둔하고 일상에 그냥 시큰둥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아주 조그마한, 걷는 법 대신 날아다니는 법을 배운, 두 달배기 말썽쟁이가 나타난 겁니다.
라라는 무서운 것도, 눈에 뵈는 것도 없는 아가였습니다.
집안을 온통 자기 무대인양 누비고 다녔지요.
쭈쭈와 꽁지는 도망 다니느라 바빴습니다.
낯선 것도 모자라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는 이 괴생명체가 싫었던 모양입니다.
물론 안전장치는 있었습니다.
라라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안방에 가드를 설치해 그 공간은 쭈쭈와 꽁지만 있을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런데도 쭈쭈와 꽁지는 불안해했습니다.
저 뽈뽈거리는 존재가 눈에 띄는 것 자체가 싫었던 거지요.
너무 싫었나 봅니다.
쭈쭈와 꽁지가 병이 났습니다. 눈물도 흘리고 콧물도 흘렸습니다.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다행히 몸에 큰 이상은 없다고 했습니다. 심리적으로 힘이 들었던 게죠.
잠시, 아주 잠시 라라를 다시 되돌려 보내야 할까... 도 고민했지만, 쭈쭈와 꽁지에게 더욱 신경 쓰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날 이후, 즉 병원을 다녀온 이후 쭈쭈와 꽁지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병원에서 처치한 것도 없었는데 말이지요.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쭈쭈와 꽁지도 라라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은 걸까요?
우리 넷은 그렇게 서로를 가족으로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