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 기행 소녀 라라의 성장기
쭈쭈와 꽁지도 라라를 가족으로 받아들인 이후, 이제 남은 일은 라라가 무탈하게 쑥쑥 자라는 것뿐이었습니다.
네, 라라는 너무도 잘 커갔지요. 분명 데리고 올 때엔 딱한 쭈글이인 줄 알고 짠한 마음에 업어온 건데, 도대체 어디가 쭈글이였단 말입니까?
세상은 분명 라라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했습니다.
쭈쭈와 라라도 말썽쟁이 어린 시절을 분명 저와 함께 보냈지만, 이 지경(?)까지는 아니었습니다.
라라 얘는 정말이지 종잡을 수가 없는 아가였습니다.
집 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건 일쑤고, 곤히 잠든 새벽녘의 뜬금없는 우다다는 또 어쩐단 말입니까?
어찌나 뛰어다니는지 라라는 살찔 틈도 없어서 항상 날씬했습니다. 누가 보면 밥도 못 얻어먹는 아이마냥 살이 붙질 않았지요.
가끔 전 남자친구(현 남편)가 집에 놀러 올 때면 라라는 더욱 가열차게(!) 놀아댔습니다. 남자 친구와 함께 낚시놀이, 술래잡기 놀이에 정신이 팔려 있는 모습은 정말 가관 그 자체였습니다.
라라를 부를 때 저만의 습관이 생겼습니다.
"예쁜이 라라~"
"귀여운 라라~"
"우쭈쭈 라라~"
이런 저를 보고 남자 친구가 한마디 하더군요.
"완전 팔불출이 따로 없네."
하하하! 네, 맞습니다. 저는 라라에게 완전 팔불출이었던 겁니다.
꼬물꼬물 이 작은 생명이 우당탕탕 난리법석을 치는 모습을 보면 생명의 놀라움에 경외감마저 들곤 했습니다. 늘 똑같고 지루하던 저의 일상이 라라로 인해 엄청나게 활기차졌습니다.
4차원적 기행과 만행을 저지르는 라라를 보면서 저는 어마어마한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제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준 라라를 보며 어찌 팔불출이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 세상 모든 집사분들은 저의 이런 마음을 이해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왜냐면, 집사들은 모두 자신의 아가들에게만큼은 다들 팔불출이니까요.
저는 그렇게 라라로 인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팔불출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