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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물안궁의 삶 Jan 08. 2024

"그러라 그래"가 진리였음을

작년, 재작년 경에 양희은 님의 책 '그러라 그래' 홍보내용을 출근길 버스에서 본 적이 있다. 내용을 전혀 읽어보지 않았지만 양희은 님 특유의 목소리 톤으로 그러라 그래~ 를 마음속으로 따라 읽어본 것만으로도 그 책의 내용을 대략은 짐작할 수 있었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할 때에 내 진심과 다른, 진실과 달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말을 하더라도 너무 끄달리지 말고 그러든지 말든지 하는 자세를 취하며 되도록 여여한 마음을 유지하라는 의미일 것이라 추측했다.

사실은 지금도 그 책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게 맞는지 틀린지는 모른다.


이제 더는 연말과 연초의 간극이 새로울 것 없음을 알지만 내 행동만은 새로워져야 하기에 비교적 밀도 있는 계획을 세워본 2024년 정초가 지나 어느덧 9일 차에 접어든다. 여전히 회사원으로 두 아이의 엄마로 남편의 아내로 살고 있다. 당연히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한 가지, 달라져야 하고 조금이나마 달라진 게 있다면 상대의 태도 언해 표정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요 며칠간은 잘해오고 있다. 여전히 쫄보인 나는 상대의 표정이나 말투를 살피고 메신저를 통해 오는 메시지에 이모티콘 하나조차 오밀조밀 신경 쓰며 답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병적인 상대 눈치보기 증세는 많이 좋아졌다. 점점 완치에 가깝도록 노력해야 할 테다.


출처: 픽사베이

내가 상대에게 피해를 준 것이 아니라면,

악의를 갖고 언행 한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상대가 불편해하는 것에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하는 데에 감정보다 이성적으로 답변할 수 있는 일이라면,


상대가 내게 조금 불친절해도

상대가 내게 듣기 싫은 언행을 해도

상대가 내 진심을 왜곡, 과잉되게 인지하더라도


그저 나는 "그러라 그래."자세로 살아가려 한다. 대부분의 오해는 어느 시점에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풀리게 마련이며 조금도 풀리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어떤 사유로든 흐트러졌어야 할 관계이기에.


꼼꼼히 정리해서 보고하겠다는 직원의 마음에 대한 답변이 "오버하지마."일 지언정

고래들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그 새우가 내가 되어 어이없는 화풀이를 받아내줘야 할 지언정

나는 "그러라 그래" 정신으로 살아나가려 한다


그런 결심들이 채워진 2024년 1월의 한주를 보냈으며 여전히 보내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서른여덟의 첫 장을 펴낼 수 있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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