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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꽃뽁 Sep 05. 2019

카미노 데 산티아고 day.29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베가 데 발카르세)

1. 돌 만이 건네주는 묵직함이 있다.

발도 몸도 무겁게 하는 비와 함께.

2. 밤나무가 가로수로 생각될 만큼

끝없는 밤이 발에 밟혔다.

은행보다는 나은 경험이었다.

3. 비가 눈으로, 눈이 벽으로 변하는

마지막 관문 앞에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수만 대군과 마주했던 12척 안의

‘병사 1’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역경을 피하기 힘든 일방통행 같은 순례길.

낯간지럽지만 인생을 되돌아보게 한

계절의 변화무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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