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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견유치원 kim원장 Aug 10. 2023

Chapter55 리더십 있는 산책

다른 개를 보면 초흥분이 되는 강아지


이번 챕터에서는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강아지의 이중성', 하지만 알고보면 '훈련사의 입장에서는 리더십의 부재'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한다. 


개들이 이중성을 보이는 것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안전을 위해 처신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개들을 탓할 부분이 아니다. 사실 비슷한 이야기를 여러챕터에서 반복적으로 나눠서하고 있는데, 어쩌면 보호자들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주제는 '짖음'과 '공격성'이기 때문인 것 같다.



자, 혹시 이런 경험을 겪어보았거나, 지인 강아지들 중에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자.


유치원이나 다른 곳에선 다른 강아지들과 정말 잘 노는데,
왜 산책할 때 만나는 강아지를 보면 죽일듯이 달려드는 걸까?



이 강아지는 개를 싫어하는 것일까, 좋아하는 것일까?

왜 이중 잣대로 개와 놀았다가도 물려고 달려드는 것인지 사람들은 헷갈려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 강아지의 무리'의 원래 친구는 좋아하지만, 바깥에서 만난 알 수 없는 강아지에게 경계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지구상의 강아지가 '자신의 무리'일 수는 없다. 보호자는, 만나는 모든 강아지가 너의 친구는 아니지만, 경계해야 할 대상도 아니라고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화이고, 더불어 산책할 때를 포함해서 언제나 보호자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이 강아지는 유치원에서 다른 개들과 뛰어놀고, 산책할 때만 공격성을 보이는 강아지이다. 이런 경우, 유치원 선생님이 리드줄을 잡고 강아지와 산책을 해보는데, 선생님과 산책할 때는 무난하게 잘 하다가도 가족과 산책할 때만 짖고 달려드는 강아지가 많다. 이런 강아지가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은 '이 강아지 옆에서 리드줄을 잡고 있는 사람이 누구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개들은 사람을 가린다' 라고 말할 수 있고, 훈련사의 입장에서 말을 돌려하면 '개들은 리더십을 가진 대장이 없으면 불안해 한다' 라고 말할 수 있다. 때문에 유치원에 오는 개들 중 대부분이 습관적으로 짖었던 행동이 서서히 소거가 되지만, 보호자와 있을 때 여전히 짖는 개로 남아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 유치원에서는 유치원 등록 시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 상담이 같이 이뤄지며, 원칙적으로는 방문 교육을 권장하기도 하며(보호자가 달라져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유치원을 다니면서 조언과 피드백으로 변화를 보이는 가정들도 있다.






개들의 입장에서는 ,

많이 혼낸다고 해서 단호한 보호자도 아니며,

심하게 혼낸다고 해서 리더십이 있다고(내 리더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아빠 보호자가 혼낼 때 너무 무서워서 소변을 지릴지라도, 그 보호자를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십이 있는 리더라고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무서운 사람이 하는 훈계는 강아지가 소변을 지릴 정도의 '패닉 상태'가 된다. 무엇 때문에 혼이 나고있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기 때문에, 강아지의 입장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혼이 나고 -> 그래서 무섭고 -> 보기만 해도 무서운 사람' 이라는 악순환만 반복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십있는 산책을 위해서
보호자는 어떤 행동을 해줘야 할까?

유치원에서는 다른 개들과 잘 놀고, 산책 시 지나는 개들에 짖는 경우라면 자신의 역할이 '경계하고 짖으며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것' 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고, 이미 습관이 되었을 확률도 높다. 이전 챕터에서 반복적으로 언급이 되었듯이 사람에게는 '산책', 개들에게는 '순찰'의 개념일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순찰은 안전해, 그리고 우리 무리의 안전은 내가 책임질게' 라는 믿음이 강아지에게 생겨야 개들의 '경계의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싶어서 경계해왔던 것이 아니라, '밖은 위험해보이고, 보호자가 리더십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나라도 짖어야 우리 무리를 지킨다'라고 생각해서 했던 경계였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강아지에게 리더쉽을 보이기 위해서는 상황에 맞는 '바디랭귀지'와 '리드줄 컨트롤'이 중요하다. 무섭게 할 필요도 없고, 우리 개가 짖을까봐 미리 긴장을 할 필요가 없다. 보호자의 마음이 차분해야 진짜 교육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교육 전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자의 마음가짐이다. 그러므로 보호자의 마음이 편한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강아지의 마음도 편해지고, 교육이 시작될 수 있다. 한마디로 강아지와 보호자가 편안한 곳, 경계하는 강아지가 거의 없는 곳에서부터 리드하는 산책을 연습해야 한다.




보호자와의 거리

산책을 할 때 강아지와 보호자의 거리를 결정 짓는 것은 리드줄의 길이이다. 교육을 시작하기로 했다면 자동리드줄은 교육하는 동안 서랍 안에 넣어두고, 1200mm 길이의 일반 리드줄 길이로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1200mm의 리드줄도 그 길이만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강아지가 보호자를 너무 앞서 걸어가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이야기해서 야생에서 앞장서는 것은 무리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리더가 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앞에 나서서 걷는 리더는 뒤따라 오는 무리보다 위험을 먼저 감지하고 대처해야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경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리드줄의 길이를 짧게 잡고 강아지가 보호자의 왼쪽이든 오른쪽에 가까이 걷도록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찰(산책)은 안전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1

개들을 보고 짖으며 뛰쳐가려는 강아지는 이미 순찰의 안전에 대한 믿음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산책을 할때 더 많은 냄새를 맡으려고 허둥지둥 할 것이고, 줄을 끄는 등 정신없는 산책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타견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강아지가 산책할때마다 이곳저곳 끊임없이 강박적으로 냄새를 맡는 행동을 보이는 것은 자연의 향을 맡는 평화로운 노즈워크가 아니다. 누가 우리 동네를 다녀갔는지, 어떤 녀석인지, 우리는 이 녀석으로부터 안전할지, 언제 다녀갔는지 를 반복적으로 체크하며 자신의 불안감을 '강박적으로 반복적으로 확인' 하는 행동일 수 있다. 내 강아지가 산책 시 '나'에게도 집중하는지, '냄새'에만 집중하는지는 보호자가 알 수 있을 것이다. 보호자에게 집중하지 않는다면 냄새를 맡는 행동을 컨트롤 해주는 것이 좋다. 

냄새를 맡아도 좋은 곳이 있다면 여기서부터는 자유롭게 맘껏 냄새를 맡으며 걷자~, 여기서부터는 나에게만 집중해서 내 옆으로 걷자~ 이 두가지 중 하나를 보호자가 선택해서 계속 바꿔가며 산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할 수 없다면, 내 강아지의 리드줄을 컨트롤 하며 걷는 연습을 처음부터 하자.




순찰(산책)은 안전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2

보호자가 허락과 제지를 컨트롤 했을 때 비로소 강아지는 보호자에게 집중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에는 줄을 당기며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만 가려고 했던 강아지가 '아 내가 하고자 하는 대로 할 수 없구나' 라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리드줄을 잡은 사람을 서서히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전에 보호자가 산책셔틀이었다면, 이제는 인식이 되는 정도). 


불안함을 느끼고 흥분한 강아지는 집에서 편안하게 했던 것들을 밖에서는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가장 흔하게 시도할 수 있는 것중에 하나가 '앉는 것'이다. 특히 불안한 강아지는 앉는 것을 거부하게 되는데, 잠깐 앉았다가도 엉덩이가 살짝 바닥에서 떠 있거나, 앉는 것이 잠깐일뿐 정말 편안해서 앉는 것이 아닐 것이다. 강아지가 가장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은 앉아 있거나, 엎드려 있거나, 변을 보는 상황 이다. 네 발로 서있을 때가 가장 도망가거나 상대를 경계하기 좋은 자세이기 때문에 불안한 강아지는 위의 것들을 모두 거부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보호자와 함께 순찰을 나왔는데, 내가 앉아 있으면 나의 등 뒤를 누가 책임지냐는 것일테니 말이다.


앉아도 아무일이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좋은일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보호자가 나를 지켜주고 있다는 확신만 강아지에게 전달이 된다면, 강아지는 경계의 의무를 언제든 보호자에게 넘겨줄 준비가 되어있다.



칭찬은 언제나 필요하다.

교육을 할 때 혼만 나는 상황이라면 의기소침해지거나 교육에 집중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혼이 나고 싶은 생명체는 없다.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각인이 된다면 동일한 상황을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강아지이고, 보호자는 강아지를 혼낼 포인트를 만들어가는 것보다 작은 것이라도 칭찬할 포인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걸 칭찬해야 할까? 강아지가 보호자 눈을 쳐다보는 순간, 칭찬할 거리들이 수두룩하다!


서로 잘 아는 강아지가 아니라면 산책시 타견과 인사시키지 않기

교육이 잘 되는 것 같다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개와의 접촉을 시도할 보호자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산책 시 다른 강아지와 인사시키는 것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 행동 중 하나이다. 지나가는 모든 개와 친구가 될 필요도 없으며, 만나는 강아지들 역시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사시키겠다고 무리하게 우리 강아지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은 교육 중이니 오지 말아주세요' 라고 거절할 수 있는 보호자가 되는 것이 진짜 리더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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