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보고 타이밍은 언제일까

by 견과류

그러니 일을 더해라




"어이구, 벌써 갖고 왔어? 역시 견 과장이 빨라!"


일주일이나 빨랐다. 마감기한은 월말까지였다. 나는 빠르다. 강점이다. 강점을 강화하는 거다. 슈퍼 엘리트를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반드시 일정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빠르다. 일정을 지키는 것을 넘어 초반에 부수는 거다. 독보적으로 앞서 달리는 것이다!


칭찬 일색이다. 완벽하다. 게다가 빠르기까지! 부장님은 매우 만족스러울 때만 하는 표현으로 보고서 피드백을 마무리했다.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순조롭다.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해."


깨끗한 물 한 잔을 떠서 자리로 돌아왔다. 아주 적당한 온도다. 한 모금 삼키기도 전에 부장님이 다시 부르셨다.


"직장 생활 30년에 자네만큼 빠른 사람을 본 적이 없어. 빠르기만 한가? 퀄리티도 아주 훌륭해. 아주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다는 말이야. 설렁설렁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쩜 그렇게 성과를 잘 내는지, 아주 대단해. 껄껄껄ㅡ 그래서 말인데......"


일을 더 주셨다. 너무 논리적이라 반박할 말이 없었다. 심지어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 왔다. 정리하면 이런 식,


1) 너는 속도가 빠르다.

2) 일을 빨리 끝마친다.

3) 일을 더해라.


또는,


1) 너는 일을 잘한다.

2) 성과를 잘 낸다.

3) 그러니 더 해라.


결과적으로 보고 타이밍을 잘못 잡은 내 탓이다. 마감 기한을 지키는 것이 경쟁력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마감은 어기라고 있는 것, 당연히 연기하는 것'이라는 오해가 상식처럼 이해되는 곳이 직장이다. 마감 기한을 꼭 지키는 것만으로 차별화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너무 빨리 보고하지는 말자. 전체 일정의 90%는 쓰는 것이 좋다. 50%만 쓰고 보고해 버리면 다음 번에는 아예, 전체 일정이 지금까지의 절반이 된다. 일정이 점점 빠듯해진다. 일이 빡빡해지고 삶이 팍팍해진다.


초반에 달려서 대충 끝냈다면, 일단 참자. 물론 보고가 하고 싶을 것이다. 빨리 끝냈다고 칭찬 받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참아야 한다. 남은 기간 찬찬히 들여다본다, 완성도를 높인다. 비로소 '내 일'이 된다. 정리하면,


1) 초반(전체 일정의 20~30%)에 달려서 대충 완성한다.

2) 잠시 신경을 끈다. 다른 일을 해도 좋다. (콩깍지를 벗기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3) 남은 기간 찬찬히, 완성도를 높인다.

4) 전체 일정의 10% 정도 남기고 보고한다.




일정 관리의 핵심은 '여유를 갖는 것'이다.

달리는 것도 결국 여유를 갖기 위함이다.

여유를 잃지 말자.

여유를 빼앗기지 말자.













*참고: 나카지마 사토시, 책 "오늘 또 일을 미루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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