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실망실

by 도고

당신 옆에선 개처럼 망실망실 짖고 싶었지요. 어떤 골목으로 걸어도 외롭지 않게 해주고 싶었지요. 당신 앞에선 세상에 내밀어 보인 적 없던 배도 내밀어 보이고 싶었지요. 독이 있던 그 자리도 이젠 다시 나의 피부처럼 하얗다고, 벌러덩 누워 혀를 내밀고 웃고 싶었지요. 오렌지나무 아래 등을 빌려주고 앉아서 전생엔 당신과 나의 눈물 같았던 떨어지는 별똥별들을 하나둘 세고 싶었지요. 그러니 다시 태어난다면 그대의 개로 태어날 테니 우리 이 생에선 꼭 열심히 울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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