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 앉아 머릿속에 소설을 그린다. 그 소설들은 이어지거나 끝나지 않는다. 엄마와 재회하는 소설. 그런 엄마에게 밥을 해주는 소설. 무지하고 가시 투성이로 말하는 엄마에게 다정하게 좀 말해, 그러면 엄마가 사는 게 이렇게 궁상인데 어떻게 다정하니! 그럼 나는 엄마가 내놓고 간 나도 이리저리 모서리가 다 닳아서 이렇게 다정하게 말하잖아, 그러다 큰누나에게 부고 소식이 들려오고 몇 살쯤 되었을까 내 나이와 당신이 나를 낳은 나이를 더해야 나오는 당신의 나이를 가늠해 보곤 생각해 본 적 없던 당신의 영정을 들여다보는 것. 거기 피운 향냄새가 나의 몸을 휘감는 것. 단지가 들어있는 작은 유리 문밖에 나는 서 있는 것. 당신은 왠지 무덤이 될 거 같진 않은 것. 당신의 무덤 앞에 서서 담배 한 대를 피우곤 그것을 당신 앞에서 비벼 끄다가 나는 생각을 틀었다. 유골함이 있는 화장터엔 담배를 피우러 가려면 계단을 내려가야 하고, 보도블록을 지나, 거기서 좀 더 벗어나서, 길이 멀다. 전철이 덜컹이고 나는 졸린 눈물을 흘리며 아직도 마무리 지어지지 않은 소설에서 깨어난다. 내리면 비는 말고 눈이나 내렸으면 좋겠다. 펑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