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봄에는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끝에서 끝으로 온 일당 십만 원짜리 할머니들과 함께
송탄에 새로 지어진 미군 오피스텔 앞뜰에서
잔디를 심었다.
삽질을 하다 할머니들과 잔디를 심던 나는
손에서 흙냄새가 났고
풀벌레, 지렁이 같았고
그녀들이 지나간 자리는
그 어느 곳보다 정갈했다.
잔디를 다 심고
호스로 물을 뿌리자
흩뿌려지는 물줄기 안으로
무지개가 펑실펑실 내렸다.
그해 봄 잔디를 심고 점심을 먹던 밥집에
나는 다음다음 해 봄 작은 꽃이 핀 화분을 들고 가
이모, 하고 밥을 먹으러 갔다.
공구리를 쳐야 하는데
현장에 물이 나오지 않아서
물 두 바케스를 점심 먹는 밥집에서
열심히 퍼나르던 나는
알 수 없는 사랑 하나를 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