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by 도고



딱지는 단단하게 굳은 결의를 가지고 웅크린다

무릎을 모으고 두 손으로 다문 입 같은 상처 위에

다시 한번 돋아날 지하의 씨앗을 품고선


프라이팬은 가스레인지의 발 위에서 제 밑바닥을

긁어대며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잉태한다

배고파야 하는 것들이 그것의 손잡이를 부리고


전부가 아닌 것들은 싫다고 난

지구에 몸을 싣고 졸음이 쏟아진다


정원이라는 작은 우주를 가꾸는

나는 담장 너머로 보이는 산맥에

꿈에서 본 마음으로 물을 댄다


정거장에서 손이 닿았던 너와

의자에 앉아 거울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


천발 만발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길 하나를 열어

길을 걸으며


나비처럼

닫힌 꿈을 비집고 들어가

더듬이로

꿈을 물으며


잠에서 깨면

나는 광장에 서 있다

차가운 뒤편의 바람이

이토록 부는 광장


그 광장에서

이제 막 잉태한 시를 안고서

너에게로 걸어가고 있다


부서지기 쉬운

파도의 어리고 멍든 비명처럼


잠을 설치기 쉬운

그러나 언제나 떳떳하게 일어나 걸어야 하는

목회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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