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왜 이렇게 어렵죠?
말을 꼭 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고,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진심의 표현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그 전달 수단이 달라질 뿐이고, 이 중 일부는 비둘기 발목에 걸어 날린 편지처럼 천천히 상대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어쨌든간 사람들 성격이 각자 다른 것처럼 마음의 표현 방식은 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K 컨텐츠 국가에 사는 우리나라 에는 이런 표현방식에도 트렌드라는 게 존재하고는 한다. 무심하든 툭 하고 챙겨주는 츤데레와 같은 방식이 한때는 유행이었다가, 요즘은 또 A-Z를 다 표현하는 게 유행이라나 뭐라나, 어쨌든간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을 선택하고 그 표현이 상대에게 잘 와 닿기를 기대하며 살 뿐이다.
서론이 길었는데, 오늘의 주제는, 수많은 난관을 뚫고 만든 연인이라는 관계를 어떻게 하면 오래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글이다.
사랑한다고 말하고서 행동은 왜 그러는데?
말뿐인 행동이 좋은 걸까 아니면 행동이 우선시 된 후 말이 나오는 게 맞는 걸까?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하는 질문만큼이나 답이 없는 이 질문에 대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당신이 더 편한 쪽'이라는 답밖에 없다. 어떤 게 더 편한지는 개인 차고, 그 선택마저도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나의 경우는 행동 쪽의 비중이 더 큰 편인데, 지킬 수 없는 따듯한 말 열 마디도 보다는 한 번의 행동에 더 크게 마음이 움직이게 된다. 누군가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하지만, 나한테는 한 번의 포옹이, 장미꽃 한 송이가 눈덩이처럼 쌓이는 서운함을 한방에 털어내는 계기가 되어버린다. 물론 나 역시 상대방한테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는 방법이 행동으로 나오곤 한다.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싸움에 지쳤다면, 나는 이런데 쟤는 왜 이럴까 하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나에게 통하는 솔루션을, 그리고 상대가 원하는 솔루션을 서로 교류하며 타협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99%의 이질감과 1%의 이해심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그들의 사소한 일상이 온전하길 바라는 것에서 시작이 된다. 잘 잤는지 밥은 잘 먹었는지, 오늘 하루 힘든 건 없었는지, 무엇이 웃겼는지, 지금은 모하고 있는지 등등. 그런 걱정들이 소소하게 쌓이면서 상대방한테도 자신의 존재를 알려나간다. 처음엔 이질감을 느끼는 서로의 차이들이 하나 둘 쌓이다 보면 완전한 하나로 되는데...... 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모든 사람들은 '너와 난 이런 점에서 비슷한 거 같아!'라는 것만 빼고 다름 투성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한테 익숙해지려면 무한한 이질감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이해심이 필요하다. 의외로 이러한 이해심은 단 1%만 있으면 되는데, 그 1%를 갖기가 무척이나도 어려워 우리는 서툰 표현으로 이 부분을 서로 이해해달라고 아웅다웅하고는 한다. 먼저 손을 내밀면 되고, 먼저 미안하다고 하면 되고, 먼저 이해하겠다고 하면 될 뿐인데 별거 없는 자존심 때문에 그게 그렇게 어렵다고 한다. 물론 이 글을 쓰는 나 조차도 어렵다.
정말 이상한 관계는 싸우지 않는 관계
워싱턴대 교수이자 결혼 테라피스트로 유명한 존 고트먼 교수는 '싸움을 많이 한 커플이 한 번도 싸우지 않는 커플보다 이별을 할 확률이 낮다'라고 하였다. 문제는 싸우더라도 이를 푸는 방법이 올바르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그 외에 전문가들이 말하는 연인 간의 싸움을 잘하는 방법을 나열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출처)
1. 방어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연인들이 감정의 골이 깊다, 차라리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할 것.
2. 이별을 부르는 단어 '당신은, 너는', 화해를 부르는 단어 '우리는, 나는'
3. 상대가 흥분하면 생각할 시간을 줄 것.
4. 싸움은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전에 푸는 것이 좋다.
5. 연인 간에도 선은 지킨다.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이왕이면 잘 싸워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잘 싸우기 위해서는 '의리'만큼이나 관계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의지가 있는 커플은 화해하려고 싸울 것이고, 의지가 없는 커플은 여차하면 이별이라는 생각으로 싸우는 것이 특징이다.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하려면 결국 좋아하는 감정이던, 서운한 마음이건, 무엇이든 잘 표현해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스스로가 가진 모난 면들을 둥글리면서 상대와 마음을 하나로 합쳐가는 과정은 길고도 험난하겠지만
인연 찾기보다는 절대적으로 쉬울 테니, 가능하면 한 번쯤은 속 시원히 토로도 하고, 져주기도 하자 쫌!
오늘도 모두들 행복하길 바라며
15편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