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온 아이

1주일 빠르게

by dogsoundyt

우리 아이의 출산 예정일은 10월 말즘이었다. 그런데 출산 전 최후의 만찬을 하고 싶었던 우리는 가장 좋아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내의 양수가 터졌다. 급하게 짐을 챙겨 병원에 입원을 했고 날이 밝아 힘겨워하던 아내와 나는 그토록 기다리던 아이와 만날 수 있었다.

우리 아이는 그렇게 1주일 빠르게 다가왔다.


아내가 임신을 하고 안정기가 지난 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기다리는 이 10개월이 단순히 기다리기만 하는 시간이 아니다. 이 기간은 아이를 온전히 맞이하기 위해 무언가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다라는 생각이 마치 정해진 일인 마냥 내 머릿속에 심어졌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나 자신의 체력적인 관리도 심적인 평화도 어느 때보다 잘 가꿔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야 우리 아이를 온전히 맞이하고 반기고 함께 돌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이를 기다리는 이 마음이 너무나도 좋아서 글로서 남겨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매번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조금씩 쓰고는 있지만 주기적이지 못했고 어느 순간 끊겨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하지만 아이와 관련된 것이라면 조금 더 열심히 주기적으로 끊기지 않고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출퇴근 때마다 오가는 버스 안에서 틈틈이 글을 작성했다. 오늘 아이를 생각할 때의 기분이나 아내에 대해서 또는 아이를 준비하며 구매하는 물품등에 대한 기분 등 여러 가지를 조금씩 남겼다. 다만 계획 없이 작성을 하다 보니 이것을 따로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한 주에 하나씩 브런치에 정리하여 올리면 되겠다고 생각을 하였고 실천을 했다. 나름 한 주에 글을 하나씩 쓸 수 있었다. 고작 몇 주 정도였지만 말이다.


아이가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에게 다가왔다. 고작 1주일 빨랐던 것이지만 다가옴과 동시에 모든 것이 아이에 맞춰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미뤄졌다. 아이가 태어나며 그 전의 감정과는 또 다른 감정이 해일처럼 휘몰아쳐서 온전한 과거의 감정이 멀게만 느껴진다. 물론 지금도 출산 전까지의 그 순수한 기쁨의 감정이 너무나도 소중하다. 나름 아이를 잘 마중하고 함께 하겠다고 준비를 해왔지만 고작 이런 작은 시간차에도 휘청이며 작게나마 계획한 것에도 최선을 다하지 못한 듯하다. 그래도 기다리며 준비한 것이 마냥 허투루 보낸 시간은 아니었다. 자평이긴 하다만 나름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며 함께 행복하게 성장해가고 있다. 그리고 자연스레 글로 남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출산 전 미처 다 담지 못한 마음과 출산 후 새로이 생긴 마음을 잘 담아서 보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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