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D+983 시간들을 모으기로 다짐한 날.

by 도하루

저는 대개 강한 사람이었어요.


작고 큰 어려움이야 항상 있었지만,
피하기보다는 부딪혔고 자주 이겨내기도 했죠.
그래서 저는 어떤 일이생겨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크게 공감하지는 못했어요.
힘든건 맞지만, 어차피 이겨내야 할 일들이라고.
왜 그렇게 궁상맞게 그러냐고 생각을 한적도 꽤나 많았죠.


그러던 어느 날,
최악의 상황은, 분명한 예고가 있었음에도 부정하던 매일이 쌓여 터지던 순간에 나타났어요.
그리고 그날 저는 감당하지 못하던 매일에서 유일하게 쉴 품이 되어주었던 친구를 잃게 되었죠.


그 때는 정말 매일 울었어요.
몸무게가 한 달만에 15키로 빠졌다고요.
내가 살아있는지, 죽은건지 알 수 없고, 이해되지 않는 하루들이 이어졌고,
그래도 버텨야하기에 버티던 시간속에서,


겨우 눈물이 멎을 때가 되어서야,
무엇이라도 쓸 수 있게 되고,
써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글을 쓰기 시작한건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친구가 제 글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글을 하나씩 써나가다보면,
그 친구에 닿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가장 컸던 것 같아요.


그런기대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내려놓아지기도 했지만요.


한참을 살아가다 우연히 예전에 쓴 글들을 돌아보니.
저 정말 힘겹게 버티고, 정리하며 살아냈더라고요.


그래서 그 하루가
마주쳤던 내가, 살아왔던 세상이, 아팠던 추억들이, 너무 애틋하고 소중해서
이 한 책에 전부 담아보려고 합니다.


디데이가 명확하진 않아요.
그 당시에 저는 흘러가는 시간을 인지할 기력조차 없었거든요.
그래서 내가 이별을 인정했던 날쯤 부터 세어서 글을 정리해보려고요.


이 살아낸 하루들이
어딘가에서 큰 아픔을 겪고,
어떻게든 버티며 매일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닿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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