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0 - [나아가기]
어딘가 참여한다는 것은,
인지를 하며 무언가를 하게 되는 것이 뒤따르는 일이다.
심지어 그것이 ‘가만있기 대회’라서 하루 종일 가만 있는다 하더라도,
그때부터는 ‘가만있기’ 자체가 인지된 무엇이기에 우리는 무언가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우리는 모두 참여해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참여한 삶들 아닐까.
그 생각엔 곧바로 주체성이 결여되어 참여라고 지칭하기엔 조금 어려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뒤따른다.
참여가 가진 의미에는 주체성도 포함되어 있나 보다.
수동으로 쓰려니 말이 맞지 않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면 말을 바꿔서,
우리는 인생을 참여해서 살아가야 한다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슬프게도 어렵기만 한 말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살아낼 수 없기에 어떻게든 말이다.
최근 주체성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였다.
평생을 주체성 있게 살아오고 모든 것에 책임을 지며 살아왔는데,
무너지는 일이 생겼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다른 이들의 탓인 것처럼 느껴졌고,
모든 것들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터져버린 상황에서
나는 다른 이들을 저주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 생각이 든 후에도 많은 시간이 지났다.
그 시간들을 거치면서 점점 자라나는 생각은
사실 그 모든 일에 있어 내 책임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눈앞에 존재했고,
내가 아무리 다른 이의 탓이라고 소리를 쳐도 그것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온전히 나라는 사람이 마땅히 책임을 졌어야 맞는 일들이었다.
나는 내 인생의 방관자가 되고 싶었다.
무너진 일들을 다른 이의 탓으로 돌리며
그냥 한없이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것이
세상을 버텨나가기에 가장 맞는 선택 이어 보일 때도 있었다.
그런데 대개 사는 건 고난이고
이렇든 저렇든 태어난 입장에서 조금은 더 살아내기 위해서는
주어진 삶에 책임을 지고 인지되는 무언가를 해나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내 인생에 참여하여 내 인생을 계속 살아 나가는 그런 삶
그런 삶을 어떻게든 계속 살아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