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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hyung Kim Jan 10. 2024

SVB 파산 사태

#블록체인 #SVB

[본 글은 2023.03.13 본인 Medium에 게재된 글을 옮긴 것 입니다]


여러분께서 불금을 보내고 쉬고 계실 동안 미국에서는 은행파산 역사상 두번째로 큰 파산이 발생하였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미국 스타트업의 본고장,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들의 돈줄을 대고 있던 Silicon Valley Bank (이하 “SVB”)입니다.

SVB?

SVB는 1983년에 설립된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커머셜 은행입니다.

‘22년 말 기준 자산 약 250조원, 직원 8,500명+을 보유하고 있구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큰 은행이 하루아침에 파산을 하게 되었을까요?


은행이 파산?

파산은 보통 주어야 할 돈을 주지 못했을 때 발생합니다.


은행의 경우에는 돈을 맡긴 예금자가 은행에 와서 예금을 돌려달라고 했을 때 돈을 돌려주지 못하면 그 은행은 파산을 하게 되지요.


왜 돈을 못 돌려줘?

일견 생각하기에 은행에 고객들이 맡긴 현금들이 지하창고에 그대로 쌓여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습니다.

은행의 역사를 살짝 되짚어 보면, 처음에 은행은 금을 보관해주고 금 보관증을 끊어주는 일종의 전당포였습니다.


그런데 영업을 하다보니 고객들이 금을 맡기고 잘 찾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똑똑한 은행원들은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찾아가지도 않는 돈을 내가 그동안 굴려서 이득을 보면 되겠구나.


이렇게 은행은 고객의 돈을 그대로 쌓아두는게 아니라 은행이 나름대로 굴려서 이득을 보게되는데, 그 방법은 투자, 대출 등 굉장히 다양합니다.


아 그래서 이게 SVB랑 무슨 상관인데?

SVB 또한 고객의 돈으로 각종 투자를 했습니다. 

 

MBS(Mortgage Backed Securities): 약 100조원

대출: 약 90조원

현금 혹은 유동성 자산: 약 60조원 (현금 혹은 미국채권)

약 250조원의 돈을 받아서 약 190조정도는 굴리고 나머지는 예금인출시 지급용으로 현금 혹은 아무때나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유동성 높은 자산으로 은행이 가지고 있었죠.


어차피 60조원 이상을 갑자기 인출하는 사태는 일어날거라고 상상을 안했을 테니까요.

근데 왜 문제가 터졌어?

고객들이 한 번에 돈을 찾는, 소위 ‘뱅크런’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위 말씀드렸던대로 고객예수금의 대부분은 다른 곳에 투자가 되어있는 상황이라 당장 고객들이 몰려와서 현금을 달라고하면 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죠.

왜 갑자기 뱅크런?

SVB 뱅크런 사태는 여러가지 문제가 맞물려 있습니다. 하나씩 정리해볼까요?


1) SVB의 서투른 투자


SVB의 총 투자 약 190조원 중 약 100조원은 MBS(Mortgage Backed Securities, 주택저당증권)입니다.

MBS에 대한 설명은 조금 길어서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으나, 2008년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킨 장본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MBS는 2008년 당시 증권사들이 마구 찍어내던 MBS와는 다르게 안전한 자산입니다.

그동안 정부에서 여러가지 규제를 해왔기 때문이죠.


그럼 뭐가 문젠데?

문제는 바로 SVB가 투자한 MBS는 고정금리상품이었던 것이죠.

고정금리란, 금리 상승폭에 상관없이 일정 수준의 수익을 가져가는 계약방법입니다.

(Source: 오늘의 변호사)


‘21년만해도 미국 금리는 바닥을 기었는데요, SVB도 금리가 지금과 같이 많이 오를지도 몰랐고, 또 금리 변동과 상관없이 일정 수준의 이자율만 받으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하고 고정금리부 MBS를 대량매입했던 것이죠.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자산(부동산 등) 가격이 떨어지듯이, 자연스럽게 MBS의 자산가치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자산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


또한 다른 은행들은 변동금리 자산에 투자하여 자산 가격 자체가 떨어지더라도 이자 변동의 혜택을 받아 높은 이자를 받음으로써 어느정도 손실 커버가 되는 구조였지만, SVB는 고정금리 MBS이기에 이자도 낮고, 자산 가격도 떨어지는 이중고를 지게 되었죠.


뿐만 아니라, SVB의 MBS 투자가 잘못되었다는 말만 들은 예금자들은 2008년의 악몽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Lehman Brothers 파산

이게 끝이 아닙니다. 크립토 시장에서 발생한 FTX 파산으로 크립토 시장 담당일찐 은행인 Silvergate까지 자발적 청산하면서 사람들의 공포감이 극에 달한 것이죠.

Silvergate 파산


2) 스타트업들의 은행, SVB

SVB는 스타트업들의 돈을 관리 해주곤했는데요, 유동성 파티가 끝나고, 이자율이 상승하면서, 스타트업 업계 자체가 쪼그라들게 되었죠. 이는 자연스럽게 SVB 예금잔고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구요.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자체가 회사이고, 회사내 재무팀이 본인들의 돈을 SVB에 맡기는게 이득일지, 다른 곳에 투자해서 굴리는게 이득일지 계산기를 뚜들겨보니 이자율이 높은 마당에 여러가지 채권에 투자하면 예금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기에, 예금을 옮기는 행위도 이번 사태에 한 몫을 한 것 같습니다.


3) SVB의 자산매각 결정

실제 뱅크런의 Trigger는 바로 SVB의 약 25조원 수준의 자산 매각 및 SVB 주식 매도 결정입니다.

MBS 자산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손실이 깊은 상황에서, CEO Greg은 국채 매각 및 주식 매도 등을 통해 현금보유량을 늘리고자 하였습니다.


보통 같았으면 시장에서 아무 반응도 안했을 전략적인 의사결정이었겠지만, 위 언급한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시장에 공포감을 조성하게 되면서 예금자들이 SVB에게 큰 문제가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된 것이죠.


루나-테라 사태 때부터 학습이 되어있던 예금자들은 늦기전에 돈을 출금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50조원 수준의 예금인출 문의가 한 번에 들어왔고, 시장 예측치에 따르면 약 20조원 정도만 출금이 되었다고 합니다.


예금지급불능 상황에 처하자, FDIC(Federal Deposit Insurace Corp, 연방예금보호공사)가 SVB를 Shut down 시켜버렸습니다.


FDIC는 우리나라 예금보험공사와 마찬가지로 개인당 약 3억원 정도는 예금자보호를 책임지는 국가기관입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되는거야?

2008년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 연방준비은행, 연방예금보험공사가 협력하여 SVB의 자산을 최대한 매각하여 예금자들에게 돈을 돌려준다고 합니다.

일단 정부측에서 돈을 돌려준다고 한 이상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 같습니다.


다른 연쇄효과는 없는거야?

이번 SVB 파산 사태는 시장 전체 문제라기보다, SVB 자체 문제가 크다고 보는게 전반적인 견해입니다.

아무쪼록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어 다시 테슬라가 $200로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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