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이야기
안녕~
밖에는 비가 오고 있어.
우리가 한창 어렸던 그땐, 우주인(雨酒人)이라며
비만 내리면 늘 술을 마셨었는데 기억나니?
지금의 난, 그때의 우리를 생각하며
이젠 혼자 술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세상의 부조리함을 논하고,
서로의 심경을 나누며,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서로가 서로를 공감해주었던 그 어린날들을 안주 삼아서
너 없이도,
너를 벗 삼아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현실에
그저 입고리를 올릴 뿐이야.
" 아무 글이나 끄적이고 아무말이나 해도 좋아.
나는 너의 친구니까."
얼토당토 않은 얘기를 진심으로 듣고 마지막엔 넌 늘 말했지.
" 괜찮아.. 괜찮아.."
나이가 들어 타인에게 마음을 터놓는 법도
감정을 잘 드러내는 법도
더더욱 어려워질 때쯤이면, 더욱 네가 생각나곤 해.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
.
.
넌, 괜찮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