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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화 Jul 31. 2024

독백, 나의 회고록. 15.

인간실격.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랑받은 기억보다 상처받은 기억이 많으니까.     




기대는 사치이고 호화다. 어쩌면,

멋대로 기대를 한 내가 잘못인 걸까.     


  과연 멋대로일까.          



마음을 주는 건 쉽지 않다. 상처를 받는 건 쉽다.

상처를 받지 않는 건 쉽지 않다. 마음을 주지 않는 건 쉽다.     


  과연 쉬웠을까.          



언제나 이 굴레 안에서.

나는 멋대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가 갇히고 그 안에서 문을 열어 달라 두드린다.     


  과연 잠겨있었을까.     



시간을 고뇌하고, 고뇌에 힘들어하고, 힘듦을 외면하고 그럼에도 결국은 돌아온다.

결국은 마주한다.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의 글을 언제나 쌓였고, 그렇기에 아우성쳤고, 그렇기에 여전히 모르겠다.

여전히 모른 채로 나는 알 수 없는 글을 쓴다.     


 과연 몰랐던 것일까.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힘든 거니.

항상 되묻고 생각해 보지만 결국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다.     


  과연 답이 있던 걸까.          



목 끝까지 차고 올라 금방이라도 뛰쳐나오려 발버둥 치던 단어들.

결국은 열리지 못한 입에 대신 넘쳐흘렀던 눈물들.     


   과연 어떤 게 진심이었던 걸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알 수 없는 글로 풀어낸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을 철저히 감추며 틈새로 내보낸다.     


  과연 무엇을 쓰고 싶었던 걸까.          



나는 다시 돌아온다. 내가 외면한 것들에. 내가 도망친 것들에.

그것은 정말 내가 외면한 것일까? 내가 도망친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왜.



다시 마주 보게 되는 것일까. 왜 돌아오게 된 것일까.     

나는 무엇이 두려워서 외면했던가.

나는 무엇이 무서워서 도망쳤던가.          


나의 답은 여전히 한결같다.     

나는 여전히 알 수 없고

나는 여전히 두려워하고

나는 여전히 그것을 반복한다.     



사랑받는 불안.

통증은 상처의 살아 있는 감정.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아무래도 인간을 단념할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나는 인간실격인가.          



나는 언젠가 이 불안을 떨쳐낼까.

나는 언젠가 이 통증을 견뎌낼까.

나는 언제가 이 두려움을 받아들일까? 그렇게 결국

나는 언젠가 그 답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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