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은행마다 해석이 달라요?

은행마다 다른 금융사기의 정의

by 두잉핑

그렇게 시작된 은행과의 사투.

나는 총 5개 은행 계좌에 송금했다.

5개의 명의와 계좌번호, 은행이 모두가 달랐음에도 욕심에 눈이 먼 나는 큰 돈을 모두 입금했다.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대포 통장임을 명확히 알겠지만

그때 당시에는 대포통장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냥 하라는 대로 입금했다.

그렇게 5개의 은행의 보이스피싱 전담 고객센터와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어차피 5개의 은행마다 다 다른 소리를 할거라는 것을 감안해서

가장 최근에 큰 금액을 넣은 곳부터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제주의 산림과 관련된 조합은행의 법인계좌로 입금한 금액은 12,000,000원이었다.

보이스피싱 전담 고객센터로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랬더니 지금 해드릴 수 있는 조치를 먼저 해주겠다고 했다.

그 상담원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놀란 내가 말을 더듬으면서 상황설명을 하자, 차분하게 말씀하셔도 된다고 나를 다독였다.


그 상황에서 다정함을 느낀 건, 내가 아직 마음이 말랑말랑하다는 것일까.

그래도 이 상황에서 아직 세상을 살만한 것이다라는 희망을 얻고 싶은걸까.

눈물이 날거 같았지만, 고맙다는 말로 대신하며 애써 삼켰다.


그리고 해당 은행의 특성상, 계좌 정지는 해드렸으나

실제 정지를 위해서는 구비된 서류를 가지고 직접 은행에 방문하여야 한다고.

제주까지는 갈 수 없으니, 해당 담당자가 다시 전화를 주겠다는 말과 함꼐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몇시간 뒤 해당 계좌가 개설된 제주 조합의 보이스피싱 담당자가 전화가 왔다.

그리고 제주까지는 오시기 어려우니, 서울의 지점을 알려드릴테니

구비서류를 가지고 직접 방문한번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나는 다음날 구의역의 해당 지점으로 가서 필요서류를 제출했다.

예민한 나의 성격은 예민한 상황에 더 빛을 바라는 것일까.

필요서류를 제출할때 시간이 지연되지 않게 미리 서류를 작성할수있게 준비해달라고 전화했고

그 지점에 가서 헤매지 않게 도와달라고 했다.

나의 이 모든 예민함을 크게 나무라지 않고 업무를 수행해준 건 참 지금생각해도 고마울 따름이다.


그렇게 지급정지 신청을 하나 마쳤다.

하나의 신청을 마치기 위해서는 최소 2일의 시간이 걸렸다.


나는 워드와 팩스, 스캔을 쉬이할 수 있는 사무직이지만

나와같은 사무직이 아니고, 나이가드신 어르신들이라면 이일을 최소 2일만에 끝낼수 있을까?

결코 그럴수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생각해왔던 나지만, 그 뒤의 상황을 보면서

목이 마른 자 우물을 파려고 해도 중장비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

그냥 삽질하다가 끝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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