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은 수렁에 빠지기를 막은 말
나의 무결함을 입증하기 위해 1,169,000원을 송금했다.
내가 갖고 있던 목돈을 탈탈 털어 넣은 것이다.
그렇게 몇시간이 지났지만, 나의 무결함은 입증되지 않았다. 그들 말대로.
이 후에도 그들은 내게 더 목돈이 있다고 생각하며 돈을 더 빼내기 위해 애를 썼다.
2천만원의 돈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에 소명을 위한 절차라고 말했다.
악랄하고, 잔인했다.
이 잔인하고 악랄한 수법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당했을까.
나를 포함해서.
25살 취업을 하고 난 뒤, 단한번도 엄마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한적이 없다.
나에게 독립의 의미는 정서적인 독립보다는 경제적 독립이 선행되어왔다.
경제적인 독립이 완전한 독립을 만들수 있다며.
그러므로, 나는 독립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왔던 내가 엄마한테 말했던 말이 이런 말이었다.
'엄마 돈 좀 빌려줘'
주변에 돈을 빌릴만한 마땅한 사람도 없을때
그래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곳이 부모님 아닐까.
비빌 언덕.
급한대로 나는 엄마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엄마는 그렇게 큰 돈이 왜 필요하냐고 했고
순진하게도 나는 지금 돈을 보내지 않으면 자금세탁과 연루되어 큰일날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엄마는 단번에 말했다
'정신차려, 지금 너 사기 당한거야. 절대 돈보내면 안돼'라고.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었다.
그래 난 지금 사기를 당한것 같다.
아직 근무시간이었던 나는 화장실에 주저 앉아, 나의 상황을 찬찬히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이제 돈을 달라는 그들의 말을 나는 무시했고, 그대로 퇴근을 했다.
집에 도착해서 엄마에게 그간 있었던 일을 말했다,
내가 놀라면 더 놀라하는 엄마를 위해
애써 침착하며, 오히려 담대한 척을 했던 거 같다.
더 깊은 늪에 들어가지 않게 막아주었던 말한 한마디.
'엄마, 나 돈좀 빌려줘' 내뱉는 순간 나는 더 깊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