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을 향하여

BLUE (1) Towards Blue

by 도자기로드

BLUE 1

파랑을 향하여

Towards Blue

글쓴이 김선애 도예가



" The deeper the blue becomes, the more stronglyit calls man towards the infinite, awakening in him a desire for the pure and,finally, for the supernatural. The brighter it becomes, the more it loses itssound, until it turns into silent stillness and becomes white."

청색이 깊어질수록 무한을 향하여 인간을 더 강하게 부르며, 순수를 향한 욕망을 깨우고, 그리고 마침내 초자연적으로 된다. 청색이 더 밝아질수록 조용한 정적이 되어 흰색이 될 때까지 그 소리를 잃어버린다.

-바실리 칸딘스키





시작하며


2년 전부터 우연한 계기로 기초 물리학과 칸딘스키의 이론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색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무엇에 홀린 듯 흙도 만지지 않고 약 1년을 연구만 하였다. 생각해보면 도예가로 다양한 색을 사용하면서도 ‘색’ 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학자와 화가들은 색을 이론으로 정립해 놓았고, 과학자 뉴턴과 독일 시인 괴테는 <색채론>을 통해 심리 측면에서 색을 연구하기도 하였다.[1]현대 예술에서 색을 바라보는 다각적인 관점은 전시라는 언어로 대중과 다시금 소통하기 시작하였다. 작년 대림미술관에서 개최한 ‘컬러 유어 라이프Color Your Life’ 나 2015년 사비나 미술관의 ‘ 컬러 스터디’ 전이 대표적인 예이다. [2]



파랑 #0000FF


보라색과 초록색의 중간

450~495mm 가량의 파장을 갖는 색

빛의 굴절률이 첫 번째로 큰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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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다른 이름


“Running around, catching a lot of light. 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 You’re blue.” – Moonlight (2016) 주위를 돌아다니며 많은 빛을 잡습니다. 달빛에서 흑인 소년은 파란색으로 보입니다. 당신은 푸른 빛입니다. (영화 문라이트, 2016)

색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오래전부터 과학자, 수학자, 철학자들은 빛과 색에 대한 궁금증의 답을 해결하고자 그것의 상관관계 연구를 진행하였다. 갈릴레오 이전의 빛은 천상에 있고 땅에 내려와 어둠을 밝혀주는 아주 성스러운 것이었다. 사물 안에 색이 있어서 빛이 없어도 존재한다고 믿었던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었고 또한, 과학자 뉴턴은 ‘색은 왜 생길까’하는 강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뉴턴 시대의 색은 흰색 빛에 어둠이 섞여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지만, 르네상스 화가들은 아무리 흰색에 다른 색을 섞어도 어둠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3]

색은 빛의 다른 이름이다.


과학자들은 과학의 시선으로 빛의 본질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전기와 자기를 연구했고 빛과 전자기파가 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역사가에게 색이란 무엇보다도 사회현상으로 정의된다. 인간이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이루고 살기 때문에 색의 문제는 늘 먼저 사회적인 문제로 귀결된다. [4]색이 단지 물리적이고 단순한 현상으로 끝났다면, 그 대상의 형태, 온도, 성격 등을 표현하여 창조적인 예술작품이 탄생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예술가에게 색이란 메시지를 전달하는 표현 방법의 하나이다.



파랑의 온도


중세 파란색은 따뜻한 색이었다. 색의 온도는 상대적인 것이고 문화, 사회, 시대에 따라 만들어진 인습적인 것이다.[5] 파란색의 온도는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알고 느낄 수 없었다. 그리스나 로마인들의 무지개에도 파란색은 없었다. [6] 파란색은 하늘을 표현하는 색으로 자주 쓰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많은 작가나 예술가들에게 하늘의 빛깔은 푸른색이라기보다는 흰색, 붉은색, 금색으로 비쳤기 때문이라고 한다.[7]

근 현대 예술가들에게도 청색의 온도를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피카소의 청색 시대(1901-1904)은 특별히 인간의 고통과 빈곤을 표현했는데 아티스트 자신이 병에 걸려서 제대로 못 먹지도 못했던 암울한 시기, 고난 시대의 흔적, 자신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이 색으로 나타났다. 파랑의 온도는 낮았다가 높아지기도 한다. 호안 미로 (1893~1983) 는 하나로 귀착된 아티스트 스타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자주 컬러 패턴을 바꿨다. 하지만, 파란색은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색으로 결국에는 그의 명성과 창의성을 한껏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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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그리고 파란색


오랜 역사 속에서 파랑과 항상 함께 다니는 하양은 물론이고 도자기 역사에서 파란색의 역사를 따라가면 곧 도자기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시리즈로 기획한 이 글은 도자기 분야 속에서 색의 진정한 역사 체계를 세우고자 하거나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다만, 이 글로 인해 간접적으로 몇 가지 작업 방향 제시는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 방향 제시를 위해 파랑의 다양한 색이라는 형식을 빌어 역사 속 도자기에서 나타나는 파란색에 대한, 가볍지만, 때로는 에세이 같고 가끔은 오래된 이야기책 같은 글을 나누고자 한다.

1950년대 활동했던 누보 레알리즘의 대표적 프랑스 작가이자 파란색을 이브클라인Yves Klein (1928 ~ 1962)는 청색에 대해 이렇게이야기했다.

“ 파랑은 차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차원 그 너머이다. Bluehas no dimensions. It is beyond dimensions.” 차원을 넘어서 향해가는파랑을 향하여 함께 여정을 떠나보자.




[1] 1777년 괴테(Goethe, Johann Wolfgang Von, 1749~1832)는 시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색 이론을 정립했는데 자연의색이 사람에 의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에 관한 것이다. 당시에 지배적인 색채 이론이었던 ‘뉴턴의 광학이론’ 을 비판하며, 뉴턴의 이론은 수학적,기계적이며 결정론적이라고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예술적 감수성과 그만의 다양한실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였다. 그 결과, 1810년에는<색채론> 2권과 1810년3부로 이루어진 <광학론>을 발표하였다.

[2] 대림미술관에서 색을 주제로 디자이너의 작품과 브랜드를 소개한 전시 ‘ 컬러유어 라이프’ (2016. 2.25~ 8. 21)는 층마다 색을 주제로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색상을 활용한 사진, 새로운 소재와 제품에 접목된 색, 색과 공간을 입체적으로 만나는 등 다양한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하였다. 사비나 미술관의 ‘컬러스터디’전 (2015 7.29~ 1.23) 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표현수단, 혹은 재현 수단으로서의 색이 아닌, 사회적이고 과학적인 맥락의 색으로 접근한 전시를 선보였다. 작가들에 의해 색을 분석, 연구하고, 빛에 의한 공감각적인 체험을 유도하여 예술가들이 ‘색’을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고 탐구, 실험하는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볼 수 있다.

Color Study, 사비나미술관, < http://www.savinamuseum.com/upload/vr_data/160213_color_docent>, Accessed 26 July 2017

[3] 빛의 물리학, 2013 [TV]. EBS. 9월 23일, 21: 50

[4] 미셀 파스투로 (고봉만 외 옮김),블루 색의 역사: 성모마리아에서 리바이스까지, 한길아트, 2002, p.10

[5]미셀 파스투로 (고봉만 외 옮김), 블루 색의 역사: 성모마리아에서 리바이스까지, 한길아트, 2002, p.9

[6] ibid, p.44

[7] ibid, p.45



** 월간도예 2017년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편집 내용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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