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도자기 마을: 스톡 온 트렌트
그동안 영국 도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영국의 많은 공장들이 문 닫은 이야기를 소개했다.(스포드의 폐공장 사용설명서 /시들지 않는 꽃, 앤슬리) 이미 많은 공장들은 대부분 제3 국가로 옮겨갔고, 영국 제품이라고 쓰인 도자기라고 할지라도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도 공장을 두고 라인별로 생산을 다르게 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영국 브랜드 중에서는 영국 생산을 고집하면서 그 퀄리티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힘쓰는 공장들도 많다. 그래서 아직도 스톡 온 트렌트(Stoke-on-Trent) 지방에는 작은 도자기 공장들의 가마의 불은 살아있다.
이번 편은 영국 산업 도자기 공장에서 현재 트렌디한 곳 중 한 군데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브랜드 이름은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에마 브릿지워터(Emma Bridgewater)이다. 아직 한국에 정식으로 판매된 적이 없지만, 영국에서는 가격대가 저렴하면서도 영국인들의 영국스러움를 시각적으로 잘 나타낸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눈치챘겠지만, 에마 브릿지워터는 창립자 이름이다. 어머니에게 줄 생일선물로 도자기 찻잔을 찾다가 결국 마음에 드는 선물을 찾지 못한 것이 계기가 되어 도자기 브랜드를 설립했다 한다. 없으면 창업해버리는 클래스! ㅎㄷㄷ 많은 공장이 스톡 온 트렌트를 떠날 무렵, 저렴한 가격에 빈 공장을 사들여서 1985년에 공장을 세웠다. 에마 브릿지워터 이전 도자기들은 너무 격식적이거나 아니면 디자인이 섬세하지 않은 저가의 제품들이었다고 한다. 필자가 영국에 있었을 때는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로 부모님께 머그, 찻잔 등을 하는 영국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한국 문화와는 조금 다르게 여전히 예쁜 머그컵은 부담 없는 선물로 인기가 높다. 그래서 그런지 에마 브릿지워터의 주력상품은 찻잔, 머그컵이다. 최근에는 패브릭 분야에도 그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영국의 백화점에 가면 온통 에마 브릿지워터로 장식한 섹션이 있는데 눈이 휘둥그레 정도로 아름답다. 영국의 라이프와 그 문화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했다.
에마 브릿지워터가 특별한 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는데, 영국의 교외의 일상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가 있는 패턴, 그리고 스펀지를 사용해 장식한 스펀지 웨어, 마지막으로는 텍스트를 이미지화시킨 점이다.
첫 번째로 집에서 기르는 가축인 개, 닭, 한적한 영국 시골 마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새, 오리 등의 이미지를 직접 그려서 전사지를 제작한다고 한다.
도자기에 입혀진 많은 친근한 동물들을 보고 공장에 있는 팩토리 샵(Factory Shop) 뒤로 오니 닭장이 있는 뒤뜰이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 닭장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추측되는 머그잔과 상자도 같이 있었다. 닭장이 포장 박스이고 그 안에 닭이 그려진 컵이 있다.
두 번째 특징인 스펀지 웨어(Sponge ware)는 말 그래도 스펀지를 이용해 장식한 도자기를 말한다. 필자가 공장 방문 시 스펀지 웨어 장식하는 기법도 볼 수 있었다. 패턴 디자인이 나오면 끝이 뾰족한 인두로 하얀 스펀지를 세밀하게 디자인에 따라서 조각을 한다. 불필요한 부분을 열로 녹여서 없애는 방법이었다. 그 후 초벌 된 기물에 여러 가지 색을 입혀서 스펀지로 콕콕 표면에 찍어줍니다. 에마 브릿지워터의 시그니처 패턴이기도 한 물방울 패턴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머그잔을 자세히 보면 정리되지 않은 듯 여러 색이 자연스럽게 찍혀있다 일반 고급 도자기 제품들이 브랜드의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전사지로 장식되어 있다면, 에마 브릿지워터의 장식은 모두 영국에서 핸드메이드로 제작되어 조금씩은 다를 수 있는 패턴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 정감이 갔다.
패션의류로 유명한 토리버치(Tory Burch)도 현재 홈 섹션에서 스펀지 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19세기의 스펀지 웨어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만든 패션 도자기다.
영국 도자기의 역사를 살펴보면 실제로 19세기 말에 영국, 아일랜드, 스코틀랜드에서 유행했던 스펀지 웨어가 유행했다. 장식장에 넣어놓고 구경만 하는 용도가 아닌 매일 직접 사용하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도기(earthenware)로 만들어져서 가격이 저렴했지만, 패턴이 화려해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다. 특별히 상류층도 이러한 도자기를 장식장(dresser)에 넣어 실내장식용으로 사용하였는데, 당시 장식장은 그 집이 얼마나 잘 사는가 알려주는 척도로 여겨졌다. 필자가 공장을 방문했을 때 그곳에 있는 카페를 이용했는데, 에마 브릿지워터의 브랜드 철학에 맞게 꾸며놓고 그곳의 도자기도 사용하여 마치 영국의 가정집에서 차를 마시는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 특징인 텍스트를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스펀지를 이용하는 방법과 전사지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머그에 주문한 사람의 이름을 써주는 방법뿐만 아니라, 샐러드 볼, 아침으로 먹는 시리얼 볼, 접시 등에 크게 텍스트를 시각화시켜서 장식한 것이 특징입니다. 영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에나멜 메탈웨어에 빵을 넣어두는 곳에는 Bread, 차를 넣어두는 틴(tin)에는 Tea 식으로 컨테이너에 들어가는 재료와 음식을 겉에 글씨로 장식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영국 어디를 가나 집집이 하나씩은 있을 법한 디자인이지만 퀄리티를 고급화시키고 현대화시킨 점이 강점이다. 에마 브릿지워터에서는 이러한 친근한 디자인 소재를 이용해 그들만의 독특한 패턴을 만들었다.
에마 브릿지워터 제품은 도기로 만들어져서 다른 본차이나와 포셀린을 소재로 쓰는 브랜드 공장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그래서 대중들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로 많이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점을 비즈니스 포인트로 현재 도자기뿐만 아니라 팬시용품, 쿠션, 커튼 등에도 적극적으로 응용이 되었다. 영국에서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패턴이나 디자인 독자성을 다른 사업에서 시작했다가 도자기에도 응용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영국의 패브릭 디자이너 중에 올라 키일리 (Orla Kiely) 제품은 패션으로 시작했다가 도자기를 비롯한 다양한 방면에 그 패턴이 응용되고 있다 차(tea)로 유명한 위타드(Whittard), 포트넘 앤 메이슨(Fortnum & Mason), 리버티(Liberty), 영국 대표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Jamie Oliver)가 모두 자체 도자기 브랜드를 생산하였다. 이와는 반대로 에마 브릿지워터는 도자기로 시작하여 다른 장르로 발을 넓혀가고 있는데 앞으로 그 행보가 기대가 되는 브랜드라 할 수 있겠다.
에마 브릿지워터 공장은 세워진지 40여 년이 되었기 때문에 박물관은 따로 없고 공장 투어를 통해 소비자와 가까운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 큰 공장은 아니라서 따로 방문센터에 모여있는 생산라인을 만난 다기보다는, 직접 공장 안을 돌아다니면서 투어를 할 수 있다. 아주 저렴한 가격에 공장을 둘러보며 도자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투어를 45분 동안 지속된다.
특별히 투어가 끝난 후 카페에서 에마브릿지 워터 공장 제품으로 서빙되는 홍차를 먹어보기 추천한다. 한 사람이 먹어도 배가 부를 양의 홍차가 나온다. 혹은 카페 안 쪽의 페인팅 수업을 들어봐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랜선 에마 브릿지워터 공장 투어
에마브릿지 워터 방문하기
공장 투어 홈페이지: http://www.emmabridgewaterfactory.co.uk
에마브릿지워터 공식 홈페이지: www.emmabridgewater.co.uk
공장 주소: Emma Bridgewater Factory, Lichfield Street, Hanley, Stoke-on-Trent, ST1 3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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