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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스마트폰에는 자신이 오열하는 영상이 저장되어 있는가? 필자는 하나 가지고 있다. 하하. 그런 걸 대체 왜 가지고 있는 건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의외로 쓸모가 많음을 알려 드리고 싶다.
여러분은 종종 여러분의 소중하고도 친한 친구들과 기분 좋은 술자리를 가진 뒤, 에어팟 또는 버즈를 귀에 끼고서 귀갓길에 오를 것이다. 그러고는, 그 기분 좋은 여운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래를 틀어야 좋을지에 대한 고민에 빠질 것이다. 차트에 오른 신곡을 들을지 아니면 요즘 푹 빠져버린 탓에 반복해서 자주 듣는 노래를 들을지와 같은 고민 말이다. 그럴 때, 오히려 자신이 오열하면서 내는 소리를 음악 삼아 들어보라. 술기운과 어우러져, 그만큼 웃음이 터져 나오면서 즐거운 노래가 없을 것이다. 정말이지 장담한다. 또, 기분이 처질 때도 한번 들어보라. 그만큼 서글픈 발라드곡이 없을 것이다. 의외로 울적한 와중에 피식 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 또한, 과연 그때에 비하면 지금 힘든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힘이 불끈 솟아오를 수도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살면서 오열할 일이 별로 없다. 처음에는 무척 울었던 일도 그와 비슷한 일들이 반복될수록 그때만큼 눈물이 나오지 않거나, 눈물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게 된다. 그렇게, 사람은 슬픔에 적응하고 무뎌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열하는 순간이란 포착하기 어려운 만큼 당신의 희귀한 추억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 글을 읽은 후에, 만약 당신에게 어떤 슬픈 일이 생겨 오열을 하게 만든다면, 부디 영상으로 남겨보기를 바란다. (참고로 그 영상 속의 자신은 굉장히 못생겨 보일 것이다. 그 점은 감안해 주시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훗날 당신이 진정되었을 때, 당신을 괴롭혔었던 한때의 무언가를 완전히 털어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먼 나중에는, 자신 또한 이렇게나 오열했었던 순간이 있었다는 것을 간직한 영상을 통해 떠올리며, 자기도 모르는 새에 메말라버린 지금의 마음을 예전의 눈물로 흠뻑 적셔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