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너는 내게
존재하지 않았지
널 만날 거라는 생각을
상상조차 못했으니까
널 만나고 나서야
실감이 났어
열병 같은 널 감당하기엔
난 나약했어
너를 벗어나려 했지
일상은 와르르 무너졌고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고통을
온몸으로 뱉어냈어
분명 나란히 걸을 땐 좋았었는데
나에게 기대어오는 너를
나는 어찌해야 했을까
풀썩 쓰러져가던 내게
아랑곳하지 않고
누워버리는 너를
나는 어찌해야 했을까
그대로 둘 수 없었어
우리의 시작은 최악의
시나리오였으니까
애초에 너는 내게
존재하지 않았지
더 이상 나는 널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으니까
이제 나는 내 안에
잠식한 너를 끌어내고
돌아갈 거야
네가 없었던 그때로
애초에 너는 내게
존재한 적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