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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여름방학 1.

in 덴마크

by 독한촌닭

덴마크는 집에서 가깝다. 차로 네다섯 시간 정도 가면 덴마크 국경을 넘고 숙소까지 한두 시간 더 가면 되어서 집에서 가까운 편이다. 그래서 아빠는 시간이 나고 딱히 할 일이 없으면 덴마크에 가자고 한다. 지금 우리 집에 한국에서 삼촌이 놀러 와있다. 봄방학 때 한국에 갔다 온 것도 있고 삼촌이 와있어서 이번 여름방학에는 독일에서 보내고 있다. 이번에는 삼촌도 같이 덴마크로 간다. 엄마는 사실 덴마크를 좋아하지 않는다. 거긴 북쪽이라 여름에도 따뜻하지 않고 바람도 너무 많이 불고 더더구나 숙소가 힘들다고 한다. 덴마크는 대부분 펜션인데 매트리스커버 이불커버 베개커버 수건, 하다못해 화장실휴지까지 다 챙겨가야 하고, 체크아웃할 때 모든 청소를 다 해주고 나와야 한다. 부엌 방 청소는 기본이고 티브이와 유리창에 뭍은 지문까지 다 닦아주고 욕조청소까지 다 해줘 야하기 때문이다. 덴마크시골에는 레스토랑도 별로 없고 비싸고 먹을 것도 없어서 집에서 먹을 것을 싸가서 대부분 해 먹는데 엄마는 그것도 싫은데 청소까지 다 해줘야 하기에 별로 가고 싶지 않아 한다. 그래서 이번에 아빠가 엄마한테 레고랜드 가자고 꼬셨다. 엄마는 놀이동산을 엄청 좋아해서 아빠 꼬드김에 넘어갔다. 덴마크는 여러 번 가봐서 나도 별로 기대되진 않지만 그래도 집이 아닌 게 좋고, 여행은 언제나 좋다!! 이번 숙소는 방도 많고 근처에 놀이터도 크고 수영장도 있고 마음에 쏙 들었다. 우리는 먼저 놀이터에서 놀았다. 독일에는 대형 트람폴린이 잘 없는데 덴마크는 곳곳에 있어서 뛰어놀기 좋다. 그러고 우린 수영장으로 갔는데 사람이 지인짜 많아서 조금 놀다가 숙소로 돌아가서 저녁으로 라면과 햇반을 먹었다. 수영 후엔 역시 라면이 진리다. 저녁 먹고 나는 아빠랑 산책을 다녀왔고, 엄마는 삼촌이랑 동생이랑 숙소에서 쉬었다.

숙소 거실 / 다락방
대형 트람폴린

다음날 우리는 레고랜드로 갔다. 지난여름방학에 춘천 레고랜드를 갔는데 너무 재밌었서 덴마크에 오리지널 레고랜드를 꼭 가고 싶었는데 드디어 가게 되어서 너무 설렜다. 사실 나보다 엄마가 더 좋아하긴 했지만...

엄마는 춘천레고랜드 유아휴게실 시설에 감동받았어서 오리지널레고랜드 시설은 얼마나 좋을지 많이 기대했었다. 그러곤 입장해서 유아휴게실만 찾아다닌 엄마는 실망했었다. 기저귀 물티슈 냉온수기 등등 필요한 물품들은 갖춰져 있었지만 넓지도 좋지도 그리 깨끗하지도 않다며 역시 한국이 최고라고 했다.

춘천레고랜드는 새로 생겨서 정말 깨끗하고 좋았는데 여기는 레고색도 조금 바랬고, 시설도 낙후됐고,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재밌고, 춘천보다 더 크고 놀이기구도 많았다.

아빠는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본다며 SOUTH KOREA 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서 엄마가 싫어했다.

저녁먹으러는 덴마크 갈 때마다 가는 레스토랑에 갔는데 오늘 특별히 감자튀김이 엄청 맛있었다

레고랜드에서 나와서 바닷가에 오니 아빠는 그제야 진짜 좋아하기 시작했다. 날씨가 덥지도 춥지도 않고 놀이동산에서 놀기 딱 좋은 날씨여서 더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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