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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촌닭 Apr 04. 2024

2024 봄방학 5.

라마단

이슬람권 국가는 지금 라마단기간이다.  독일의 부활절 크리스마스, 한국의 설 추석과 같은 이슬람의 명절이다.  그래서 거리 곳곳과 가정집에도 라마단 장식이 되어있다.  해가 떨어지면 여기 사람들은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6시 반쯤 되면 이상한 노랫소린지 말소린지 모를 소리가 어디서든 들리게 크게 나온다.  그게 마지막 기돈지 뭔지 모르겠는데 그 이후로 사람들은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우리는 지금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 있는 커다란 호텔에 머물고 있는데 밤만 되면 레스토랑에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침 먹을 때는 조용한데 점심 이후 레스토랑에 테이블세팅부터 해서 음식 나르고 그릇 나르고... 수레 같은 거에 싣어서 계속 나르는데 사실 좀 시끄럽다.  호텔에서 숙박, 아침저녁을 먹는데 저녁을 좀 조용히 천천히 먹고 싶은데 진짜 무슨 전쟁터도 아니고 사람도 너어무 많아서 힘들다.  엄마는 셰프한테 네가 요리를 너무 잘해서 이것 좀 보라고 사람들 너무 많다며 앉을자리도 없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랬다.  아저씨가 그러는데 레스토랑 정원이 200명인데 오늘 예약만 400명이 라그랬다.  그래서 엑스트라 식탁 의자에 앉고 그릇도 없고 컵도 없어서 종이컵으로 받았고 그릇은 겨우 하나 구했다.

사람은 너무 많고 나랑 동생은 레스토랑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노는데 엄마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무섭다고 동생 데리고 다니란다.  그러며 하는 말이 여기는 남자여자 다 치마 같은 걸 입고 있고 몸이 큰사람이 동생을 옷 안에 숨겨서 데려나가면 못 찾는단다.  그런데 아빠는 여기 안전한 나라라고 괜찮다고 한다.  아빠 핸드폰은 훔쳐간다며 오지게 챙기면서...  하루는 라마단이라며 크리스마스에 선물 주는 것처럼 어린이들한테만 선물도 줬다.

작은 항아리는 오만의 대표적인 기념품인데 선물로 받아서 너무 좋다.  아마 라마단이라고 쓰여있는 것 같은 이 아랍어도 이쁘다.  안에는 초콜릿 젤리 과자 마시멜로 풍선 이런 것들이  들어있었다.  어디든 명절은 좋은 거구나.

그렇지만 낮에는 레스토랑들이 문을 닫아서 뭐 먹기가 힘들고 아빠가 물도 못 마시게 숨기게 하고, 심심해서 나는 라마단이라 슬펐다.  Ramadan Kare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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