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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촌닭 Jun 06. 2024

6월이다

유월.  2024년의 6월을 4월부터 기다려왔다.  나는 Altes Land라는 곳에 사는데 여기는 전부 과수원이다.  체리, 자두, 배, 사과나무가 저어어어어엉말 많다.  나는 과일을 먹지 않아서 특별히 좋지는 않은데 과일 꽃들이 필 때면 참 예쁘다.  6월이 되니 체리와 딸기들이 거의 다 익어서 계속 먹을 수 있다.  동생은 육식하게 생겨가지고 과일과 채소를 무지하게 좋아하는데 매일 체리 따러가자고 조른다.  체리는 높이 매달려있어서 혼자서 딸 수 없기에 그렇다.  반면 딸기는 땅에서 자라서 혼자 따온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민달팽이가 딸기를 많이 파먹기는 하는데 그래도 딸기가 잘 자라서 동생이 혼자 따는데, 씻고 먹어야 하는데 자꾸 몰래 그냥 먹어서 내가 늘 감시를 해야 한다.  저러다 민달팽이 먹을까 봐 걱정이다.

민달팽이가 세마리나 붙어있는 딸기

6월의 첫째 날인 1일부터 나는 스캐쥴이 빵빵하다.  1일 오전 10시에 동생유치원의 summer festival 이 있다.

동생 유치원 sommer fest

 그리고 13시부터 내 마상체조 발표회가 있다.  마상체조 발표회는 매해 아주 큰 승마행사의 일부분으로 우리가 같은 옷을 맞춰 입고 공연을 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선생님이 우리 발표회 프로그램을 승인받지 못해서 못하게 되었다.  그때 입을 반팔티셔츠를 35유로 나주고 주문했는데 너무하다!!!  결국 선생님은 자기 집 가든에서 우리끼리 발표회를 하자고 했고 뷔페를 하니 음식을 하나씩 준비해 오라고 하며 자기는 XX 좋아하는데 그것만 해오지 마란다.  선생님은 우리 엄마한테 내가 너희를 위해 내 개인시간과 사유지를 쓰는 거라며 생색을 냈다고 한다.  엄마가 독일어를 못해서 받아치지 못하고 집에 와서 아빠한테 선생님 욕 하다가 아빠랑 또 싸워댔다.  어쨌든 나는 친구들도 초대해 뒀고, 엄마는 김밥 10줄을 준비해 뒀는데 5월 31일 저녁에 선생님이 날씨핑계를 대며 행사를 취소했다.  엄마는 저 선생 저럴 줄 알았다며 화도 안 냈다.  동생 여름파티에는 시간에 딱 맞춰서 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천천히 왔어야 했나 보다... 엄마가 둘러보더니 여기 오래 안 있어도 되겠다며 바로 보미엄마한테 전화했다.  오늘 함부르크에서 보미 생일파티가 있는데 동생과 내 스캐쥴 때문에 못 간다고 했었는데 급 가게 되었다.  너무너무 기뻤다!!!  파티는 indoor 놀이터에서 했는데 내가 사는 시골의 놀이터랑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역시 대도시는 좋구나 싶었다.

아빠는 이번달에 오후근무만 신청했는데 하루도 안 빼고 오전근무만으로 스캐쥴이 나와서 회사를 때려치우니 못해먹니 화를 냈다.  날이 좋아지며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행사들이 많은데 아빠는 다 가고 싶은지 회사 마치고 여기 가자, 저기 가자고 늘 우리에게 말하는데 정작 아빠는 회사 마치면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한다.  

우리 학교는 6월 셋째 주부터 계속 프로젝트주간 이라며 행사만 한다.  월요일 조식뷔페로 시작해서 만들기 운동 음악수업 하루는 빵집 체험도 간다! 나는 너무 신나고 좋은데 엄마아빠는 학교가 맨날 논다며 싫어했다.  그러면서 아빠는 그냥 학교 가지 말고 우리끼리 여행가 자고 하는데 나는 학교 가는 게 더 좋다.  동생유치원도 선생님이 매일 아프다며 문을 닫는데 아빠는 참다 참다 폭발해서 하노버에 있는 니더작슨 유치원 협회? 학교로 치면 교육청 같은 데에 연락해서 무슨 상황인지 아빠에게 정확히 보고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냈다.  아빠가 저러면 엄마는 엄청 싫어하는데 이번에는 그럴만하다며 아빠 편을 들어줬다.  저래놓고 며칠뒤면 또 싸울 거면서...

늘은 날씨가 따뜻하고 다음 주 마을축제 발레공연 최종 연습을 하고 마치면 엄마랑 동생이랑 시내에 보미생일선물을 사러 갈 거다.  6월은 바쁜데 좋다 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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