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으로 산다는 것 1
'다시 되묻는다'

-독신의 소소함에 대하여

by 월영



1.

뭔가 하자가 있는 거 아니야? 혼자 살다보면 결국 듣게 되는 질문. 심지어 어머니까지 나서서 신문에 나온 남성 비뇨기과 병원 광고를 넌지시 놓으시며 혹시? 라고 말끝을 흐리셨다는 이야기도 독신으로 사는 선배에게 들었다.(혹시나 경험담이라고 할까봐 아닙니다!) 문제가 전혀 없다거나 성격이 아주 좋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런데 그 확률이 썩 높은 것은 아니다. 그런 관점으로 보자면 하자가 없으면 다 결혼을 하는가? 아니다. 오히려 결혼 하고 나서 하자를 서로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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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에서 본 오줌싸는 아이 동상. 유럽 여행 중 가장 허무했던 곳ⓒ월영


2.

100% 문제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정말 신체적으로 결혼을 할 수 없는 상황인 사람도 있을테고 정신적인 내상이 있어 이성과의 진지하고 책임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일 수 있다. 그렇지만 통상적으로 결혼해서 문제가 있는 부부의 비율이나 뭔가 문제가 있어 혼자 사는 비율은 거기서 거기 아닐까.



3.

자아가 강한 사람들이 보통 독신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 속으로는 여리건 외로워하건 간에 겉보기에 뭔가 빈틈없어 보이는 사람들. 주변을 보면 완벽주의자들이 이런 경우에 속한다. 무언가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한 사람들도 마찬가지.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한데도 일찍 결혼한 경우 잉꼬부부로 사는 확률이 매우 높은 편은 아닌 듯싶었다(개인적 경험치기에 오류가 있음을 전제) 자신의 약한 모습을 남에게 보이기 어려워하거나 행여 보이더라도 뭔가 매끄럽지 못한 사람들도 독신으로 사는 경우가 많았다.


남자는 대게 애정결핍에 따른 이 여자 저 여자 만나자 스타일이거나 아니면 아예 여성에게 인기가 없는 스타일이 많지만 여성은 조금 달랐다. 물론 여성도 이성적인 매력이 없으면 독신으로 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래도 남자에 비해 결혼하는 확률이 높았다. 개인적으로 주변에서 겪은 독신 여성들은 거의 워커홀릭. 일에서 자아를 찾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일반적인 예상과 르게다 외모가 어여쁜데도 혼자 사시 경우가 있다. 남자에 대해 아예 도가 트거나 진절머리가 나 있는 상태거나 혹은 드물게 예쁜데 아무런 끌림이 없는 분들이었다.


4.

결국 따지고 보면 독신으로 사는 건 ‘성질’ 때문일 수 있다. 인간성이 나쁘다기보다 아니라 굳이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 성질. 나의 경계가 확실해 타인이 들어오거나 혹은 내가 타인의 경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성질. 너 아니면 사람 없냐? 고 배짱부리는 성질. 등등 혹은 여성의 경우 아버지의 지지가 확실하고 부녀간의 친밀도가 높을 때 굳이 결혼에 대해 끌려 하지 않았다.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나 부녀간의 친밀도에 문제가 있을 때는 비교적 일찍 결혼들을 하고.


5.

다시 앞의 질문으로 돌아와 "너는 왜 혼자 사냐?, 혹시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라는 말을 들으면 어느덧 귀찮은 듯이 얼버무린다. "팔자가 그런가 봐요." 아니면 "인연들이 어긋나서 그렇죠."


그리고 다시 되묻는다.


"왜 결혼하셨어요? 다시 하고 싶으세요? 정말 혼자 사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세요? 솔직히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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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


열에 일곱은 제대로 답을 하지 않는다. 그냥 서로 술잔만 부딪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