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신 공감

독신으로 산다는 것 45
-연인과의 사랑 역시

by 월영

어머니께서 전화하셨다.


"남들은 대학원도 다니고 영어 학원도 다니면서 하나라도 더 스펙을 쌓으려 애쓴다던데 너는 왜 혼자 산에갈 궁리만 하면서 사느냐"고 타박하셨다.


그 말 뒤에 스며있는 염려를 모르지 않았지만 살짝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머니 주말에 그냥 술 먹고 놀면서 보내는 것보다 산에 다니며 체력이라도 기르는 게 낫죠. 공부도 다 체력으로 하는 거에요 산에 다니면서 체력이라도 쌓은 다음 공부를 하든가 말든가 할게요."


딱히 답할 말씀이 없으셨던 어머니는 오늘 날씨를 묻듯이


"결혼은 언제 할 거냐"는 레퍼토리를 재생하시기 시작했다.


나 역시 뻔하게 “내가 지금 결혼을 하고 싶은데 결혼을 못해 불행하다고 투정 부리며 살지 않잖아요. 결혼시켜달라고 조르는 것도 아닌데”라고 말했다.


그렇게 모자간의 통화는 늘 했던 말들의 반복으로 이어졌다.


결론 역시 “지금까지 알아서 잘 해왔잖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알아서 할 테니까”라는 말로 마무리됐다.


어머니께서도 인정하시는 부분이긴 하다.


어느 정도 머리가 큰 이후부터 딱히 부모님과 무엇을 의논해 문제를 풀어간 적이 극히 드물었다. 덕분에 부모님과 큰 갈등도 없었고 부모님이 내 삶에 간섭한다는 느낌 또한 받은 적이 거의 없다.


며칠 전 특별하지 않았던 어머니와 통화를 떠올린 것은 아래의 글을 우연히 읽었기 때문이다.


비록 다정다감한 모자지간은 아니나 어머니께서 아들을 자신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 인지하고 키워주시고 또 그것을 존중해주신 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진정한 사랑의 주요 특징은 언제나 자신과 타인의 구별이 유지되고 보존된다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항상 상대를 전적으로 나와 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 인지한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의 이러한 개별성과 독립성을 늘 존중하고 심지어는 격려한다. 하지만 이러한 개별성을 인식하고 존중하지 못할 때, 그것은 많은 정신질환과 불필요한 고통의 원인이 된다” 정신과 의사 스캇 펙(1936~2005)


연인 간의 사랑도 그 방식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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