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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쿠 Apr 05. 2020

새로운 충격이 필요한 당신에게  <경계선>

영화가 필요한 순간

매년 극장에서 40~50편의 영화를 보고

연말 즈음에는 이를 돌아보며 머릿속으로

나만의 영화제를 열어본다

'올해의 연기상' '올해의 OST 상' 등등

매우 주관적인 영화제이니

논란의 여지가 없어 한결 수월하다


이중 가장 화제의 상은 역시

'올해의 영화상' 부문

이 상은 올해는 어떤 영화가 가장 좋았는가?

가장 심플하지만 중요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아마 2017년 즈음에는 <옥자>가 자리를 차지했고

2018년에는 <어느 가족>과 <쓰리 빌보드>가

공동 수상했던 것 같다

작년은 분명 <결혼 이야기>나 <기생충>이

유력한 수상 후보였는데

이상하게 계속 마음이 가는 작품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경계선>


돌이켜보니 이 영화를 보며

엄청나게 벅찬 감정을 전달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건 정말 흔치 않은 경험이다


영화의 내용을 정리하면 생각보다 단순하다

세상에서 배척되던 존재가

현재와 다른 세상으로 초대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선택하는 이야기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누군가의 인정을 받는다는 건 정말로 중요하다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은근하게

차별받았을 '티나'가

자신을 인정해 주는 세상과 접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벅찬 기분을 가져왔다

영화가 종반부로 흘러가자

다른 뛰어난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내 생각의 범주를 뛰어넘은

또 다른 과제를 제시한다


흔히 왕따보다 무서운 게 '은따'라고 하던가

속한 집단에서 은근히 배제되는 것은

모두에게 가장 무서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집단을 이룬다는 것은

때로는 다름을 배척한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그게 비록 어렵게 속하게 된 집단일지라도


말 그대로 '경계선'

생각을 정하는 순간

우리 사이에는 묘한 경계선이 생긴다


나 역시 소속감의 안정감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어려운 길이다

다만 <경계선>을 통해

나를 인정해주는 세상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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