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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코치 Sep 16. 2018

43편. 주어진 업무 과제를 발상하며 드릴 다운 하기

직장생활백서 43편 생각을 디자인하라

이번 편에서는 실제 업무에서 아이디어 발상이 필요한 상황을 기반으로 생각을 구체화하면서 새롭고 남다른 생각을 더해가는 과정을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베낄 수 없는, 베껴서도 안 되는 생각 발상


바쁘고 반복적인 업무도 직장인에게 큰 부담이 되지만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새로운 상품이나 프로그램을 구상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보통 기획이라 부르죠. 그런데 기획이라는 독립적인 직무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업무에서는 기획이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품기획, 인사기획, 재무기획, 전략기획, 기술기획, 운영기획과 같이 기업의 조직이나 업무에는 새로운 것을 구상해야 하는 기획이란 단어가 많이 사용되죠. 



모든 일이 반복이 된다면야 좋겠지만 대다수는 외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의 전략 변화가 이뤄지게 되고 이는 곳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정책이나 방식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업무에서든 구상의 과정인 기획이 필요하게 됩니다. 어쩌면 어떤 일을 하든 직장인에게는 기획 역량, 즉 새로운 것을 구상해낼 수 있는 역량을 필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술이나 공정과 같이 경쟁사나 외부에 좋은 사례가 있어서 베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베껴서 만들어진 상품은 기존 상품과 다를 바가 없을 테고, 베껴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그 결과가 동일하거나 그 이하일 수 밖에 없겠죠. 누군가에게 더 도움이 되고 진보하려면 최소한 새로운 요소가 더해져야 하거나 기존의 요소가 빠지거나, 기존의 새로운 조합으로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마치 노래를 베끼면 기존 노래와 다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겠죠.



우산의 빗물 문제를 해결해 봅시다!


생각의 발상과 구체화 과정을 보편적인 사례로 설명 드리기 위해 ‘건물 내 우산에 의한 빗물 문제 해결’이라는 소재를 들어보겠습니다. 장마나 비가 오는 날 건물 내에 들어갈 때 일회용 비닐로 우산을 씌우는 경험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20년 전에는 이렇게 일회용 비닐이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았죠. 건물이 대형화와 고급화되고 그에 따라 건물 내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우산 빗물로 인한 문제는 안전사고의 문제나 미관상 불결하게 만드는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주기적으로 물을 닦아내는 청소부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즉, 건물주 입장에서 안전사고 문제, 미관 문제, 인건비 문제라는 3가지 문제요소가 발생한 것이죠. 특히 외부 방문객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업 이미지가 중요할 경우 미관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겠죠.


건물과 공공시설에서의 미관 문제가 인식되고 문제해결의 필요성이 부각되자 이를 인식한 상품기획자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상품기획자라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을까요? 지금이야 일회용 비밀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이 문제를 여러분에게 해결하라고 한다면 아마도 머리가 꽤나 아플 것입니다. 


그럼 함께 생각을 구체화 해보죠. 생각의 구체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생각을 구체화(드릴 다운)해나가는 기준을 잡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산을 기준으로 우산 자체를 구조적으로 변경하거나, 우산 외부의 요소로 해결하는 것이죠. 즉, 우산 내부냐 외부냐가 생각의 구체화의 기준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준을 잡는 이유는 막연하게 생각을 발상하는 것보다 하나의 기준을 잡아 반대되는 개념의 방안을 도출하면 훨씬 쉽게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기준 1] 우산 자체로 문제 해결


우산 자체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우산에 빗물을 고이게 만드는 부품이 달려있는 것입니다. 만약 우산을 접었을 때 손잡이가 위로 향하는 구조에서는 빗물이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우산 꼭지에 빗물 통을 달아두는 것이죠. 예를 들면 이런 구조를 들 수 있습니다(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많이 활용됩니다).                    


                                

만약 이 제품을 모든 이들이 사용한다면 아마도 건물주들이 고민하는 우산 빗물의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은 과연 빗물의 문제가 『누구의 문제에 해당하느냐』입니다. 즉, 우산을 들고 있는 사람일까요? 아니면 우산을 들고 출입하는 건물 관리인의 문제일까요? 우산 소유주보다 건물 관리인의 문제라는 것은 금방 아실 수 있습니다. 


즉, 우산 소유주 입장에서는 좀 위험하고 지저분하지만 조심하되 지저분한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지나가기만 해도 되는 것이죠. 그들에게는 우산을 좀 더 비싸게, 그것도 휴대성이 높은 우산이 아닌 장우산을 쓰면서 까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그다지 높지 않게 됩니다. 그런 요소들로 인해 아직은 보편적인 빗물 문제 해결 수단으로 자리잡지 못한 것이죠. 물론 환경에 대한 시민 의식이 높아지면 이런 제품들이 많이 보편화되긴 할 것입니다.



[기준 2] 우산 외부 요소로 문제 해결(우산 외부에 집중)


그렇다면 이제 우산 외부의 요소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우산을 값싼 일회용 비닐로 씌워버리는 것입니다. 환경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죠. 게다가 값싼 비닐 용지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담도 적습니다. 우리가 건물 출입을 하실 때 흔히 보시는 제품이기도 하죠. 고급 건물일수록 이 제품은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문제 해결 의지가 크기 않은 우산 소유주 대신 건물 소유주나 관리자가 적극적으로 도입한 수단이기도 하죠. 청결 측면에서만 봤을 때 효율성이 높은 문제 해결 방식이기에 대부분의 건물에서 도입이 되고 확산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수단이 보편적으로 확산되면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유발하게 되고 이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하철과 같이 공공시설에 끊임없이 일회성이면서 소모성의 비닐을 공급하는 것은 비용의 문제 측면에서도 심각하게 다뤄지게 되었죠. 특히 썩지 않는 플라스틱과 미세 플라스틱 알갱이 문제는 인류 식탁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게 되기에 썩는데 100년이나 걸리는 일회용 비닐은 분명 해결해야 할 문제로 자리잡게 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기준 설정


그렇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기준을 잡아야 합니다. 바로 그 기준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성이 되어야겠죠. 한번 설치를 해두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면서 일회용 비닐만 큼의 빗물 제거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방법으로 고안된 것이 바로 우산의 물을 걸레처럼 닦아내는 것입니다. 물론 우산은 움직이기 때문에 걸레로 우산을 닦는다기 보다 우산을 걸레에 닦을 수 있게 걸레가 고정이 되어 있어야겠죠. 그리고 그 걸레는 우산에 묻은 물의 제거와 일부 흡수가 잘되도록 커야 하고 흡수력이 뛰어나야 할 것입니다. 최근 들어 공공기관에 설치되기 시작한 극세사 매트를 활용한 우산빗물제거기가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이런 류의 제품이 공공기관과 지하철과 같은 공공 시설뿐 만 아니라 일반 빌딩까지 확산된다면 일회용 비닐의 문제를 상당히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이 제품이 실용성이 높도록 개선되어야겠죠.  




이 제품의 또 다른 문제 요소는 없을까?


위 제품들이 보편화되고 독점적으로 판매된다면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완벽하리라 생각했던 제품은 막상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발생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경쟁제품이 모방과 동시에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내어 시장에 쏟아진다는 것입니다. 상품 기획자 입장에서는 새롭게 발생한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동시에 경쟁제품과는 차별화된 제품을 또 다시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물받이 수통의 문제를 개선(쉽게 빼고 넣을 수 있게 하거나 더 크게 만다는 것)하거나, 이동이 쉽도록 바퀴 구조를 개선하거나, 넘어지지 않도록 안정적인 구제를 만다는 것과 같은 제품 개선은 기본이 되어야겠죠.  



여러분이 상품기획자 입장이라면 추가적으로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까요? 아마도 앞서 생각을 드릴 다운하기 위해 기준점을 세운 것처럼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그 기준을 바로 ‘탈착과 부착’으로 해보고자 합니다. 탈착과 부착이 기준이라는 것은 기존 제품이 제거기에 고정되어만 있다면, 반대로 떨어지기 쉽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저 제품이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이겠지만 만약 장마처럼 계속해서 비가 오거나,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피크타임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요(물론 가설적인 상황입니다)? 예상이지만 극세사 매트가 빠르게 마르지 않아 물을 머금고 있는 상태가 유지되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우산의 빗물을 제거하는 데는 한계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즉, 빗물이 빠르게 건조될 수 있는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것이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써보는 것입니다.



l  극세사 매트를 많은 양부터 잔여 빗물이 처리되도록 단계화 한다.

l  매트를 즉시 교체할 수 있게 탈/부착이 쉽게 만든다

l  매트에 묻은 물을 쉽게 제거할 수 있게 매트를 짜는 봉을 댄다.

l  매트를 쉽게 건조시킬 수 있도록 매트를 분리하거나 좌우로 눕히는 구조로 만든다.



이렇게 가설적인 생각들을 최대한 많이 정리해두면 이후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 중에 문제 해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아이디어는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것도 좋죠. 



문장으로 된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구체적으로 표현해보면 생각을 좀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1,000가지 아이디어 노트를 통해 떠오른 생각을 구체적인 그림으로 표현해둡니다. 이 노트는 추상적인 생각을 실제 제품화시키는 실체화 과정에 있어서 시작점인 셈이죠. 




그럼 지금까지의 우산 빗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 기획에 있어서 생각이 어떻게 발상되고 구체화되었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구조화된 생각 발상을 위해서는 생각을 유도하는 기준을 세우고 생각을 드릴 다운한다.


l  문제 정의 → 기준 설정 → 해결 수단/요소 도출 → 하부 문제 재정의 → 기준 설정 →해결 수단/요소 도출 → (반복)을 지속적으로 해 나갑니다.


l  기준 설정은 MECE(중복되지도 누락되지 않도록) 관점에서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반대의 개념을 적용해 『내부 ↔ 외부』, 『이동 ↔ 고정』, 『탈착 ↔ 부착』, 『일회성 ↔ 지속성』과 같이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키워드를 정의하면 됩니다.


l  이렇게 좌우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요소/수단의 확장, 상하로는 문제의 재정의와 수단 도출을 통해 생각의 프레임워크를 구성해두면 당면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를 접근할 때도 구조화된 발상 역량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긴 글을 통해 생각의 발상 과정을 설명 드렸으나 모든 것이 이론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갑자기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를 수 도 있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직관도 작용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꾸준히 생각을 발상한다는 것 자체는 이런 우연이나 영감에 의존할 수 없습니다.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완벽한 생각은 결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체계적인 프레임워크를 통해 생각을 구체화할 수 있는 발상의 역량은 문제해결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절대로 단기간에 얻어질 수 없는 것이죠. 지속적으로 발상하고, 아이디어라는 가설을 빠르게 검증해보고, 이를 통해 배우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지시 받은 프로그램을 생각의 발상을 통해 어떻게 구체화하고 기획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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