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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코치 Sep 10. 2021

지옥 문을 나서기 전에...

4년 전 팀장 직책을 달았을 때 사내벤처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1년 동안 맡은 적이 있었다. 사내벤처는 아이디어몬스터, 스타트업 육성은 스타트업몬스터이다.

신사업 개발과 육성프로그램은 별개의 역량을 필요로 하다보니, 그러면서 동시에 부여받은 업무라보니 정신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 와중에 사내벤처 1호를 스핀오프시켰다. 분사에 필요한 제반 사항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고, 법무/재무/회계/인사 등이 총 망라된 큰 과제였다. 시행착오끝에 5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분사시켰다.


이후 그 업무는 다른 조직으로 넘어갔고 난 신사업개발에 전념했다. 3년이 흘러 당시 스핀오프했던 대표를 만났다. 최근 공교육 진입 기사를 보고 협업과 도움이 필요한듯 했다.


2년 동안 소식을 못듣고 간만에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창업 1년차에 겪었던 일을 덤덤하게 말했다. 긴 얘기지만 줄이자면 "꼭 창업이 아니라 회사에서도 원하는 일을 즐겁고 열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피부가 진물이 나고 알레르기로 인해 6개월을 고생했다.." "새벽 1시에도 잠이깨어 회사일 걱정에 잠못이루고... 그럴때면 내가 왜 걱정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 글을 썼다.."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창업이 얼마나 어렵고 고독한 일인지를 알게해주었다. 그나마 사내벤처는 회사에서 투자를 해주어 안정적 운영자금이 있음에도 그런 심적 압박을 느낀다.


심적 압박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창업과 사업이 어려운 이유는 뭘까? 그건 바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원은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자원이 무한하다면 아이디어를 쏟아낼 수 있고, 이것 저것 다 만들 수 있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뽑아 쓸 수 있다.


변하지 않는 진리... 한정된 자원 때문에 그럴 수 없고, 한정된 자원은 시간을 압박하여 창업자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든다. 직장인이야 오늘 할 일을 내일하면 되지만, 사업가는 내일 할일을 오늘 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회사 안은 전쟁터이지만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미생의 구절이 떠오른다. 누구나 자의든 타의든 전쟁터 밖을 나서야 한다. 지옥에 나서기 전에 내일 할 일을 오늘해내는 절박함을 가지는게 준비하는 과정이 아닐까... 심적 절박함과 숙련 없이 지옥문을 나섰다가는 건강이 나빠지는 수준에 머무리지 않으리라.. 나 스스로를 위해 회사 돈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집을 걸고 사업을 한다는 절박함으로 일을 하자.


점심과 티타임 후에 그와 함게 협업할 거리를 찾아서 다행이다. 내가 만들었던 스핀오프 1호팀이 정말 잘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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