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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코치 Dec 29. 2023

2023년 한 해 결산


2023년 마지막 영업일에 휴가를 내고 까페에 앉아 23년을 복기해본다.

참으로 다이나믹했던 한 해...



1. 팀장의 때를 완전히 벗다.


자의적인든 타의적이든 5년의 시간동안 겹겹이 쌓인 팀장의 때를 벗겨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돌아보니 뭔가를 벗어나는 일은 순전히 내 모든 노력으로 되는건 아닌 듯 하다. 주어진 일이 있고,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고, 내 역할이 생기면 되는 일인 듯 하다. 그런 면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은 내가 그 때를 벗는데 일조했다.



2.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의 시작


4월 전화 한통에서 시작된 AI 디지털교과서 사업.. 회사 눈치 보면서 투자를 받아 꾸역 꾸역 버텨온 스피킹클래스가 사업으로 이어졌다. 재무적으로 탄탄한 회사를 만났고, 그 회사는 교육에 대한 이해를 가진 대기업과 협업하길 희망했고, 그것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고객을 만났고, 그 고객은 나를 전적으로 신뢰해주었다. 한 해 오롯이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에 올인하였으니 한 해가 얼마나 빨리 흘러가던지..



3. 아이디어 1,400 기록과 영어말하기 942시간 기록


10 년이 흘러 아이디어는 1,400개가 쌓이고 3년이 흘러 영어 말하기는 942 시간을 만들었다. 꾸준함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경험을 체득하면서 이 경험으로 책을 준비 중이다. 요즘 자기계발서와는 안어울리게 긴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방식이지만, 세월이 지나도 그 가치는 변함이 없을 듯 하다.



4. 파이썬 코딩 공부


연초에 회사를 떠나신 전무님께서 추천해주셨던 코딩 공부.. 책도 사고 유투브를 보면서 파이썬 코딩으로 데이터분석, 이미지 인식, 업무 자동화를 구현해보면서 나름 재미를 느끼면서 시야도 넓어짐을 느낀다. 직업은 될 수 없겠으나 실무에 대한 감을 놓치 않고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스킬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5.  책 400페이지 작성


 '아이디어가 비즈니스가 되는 순간'이라는 책을 쓰고 있다. 400페이지 파워포인트로 만들었다. 아이디어 개발(Idea Development) - 비즈니스 모델 개발(BD) - 제품 개발(PD) - 고객 개발(CD) 로 나눠서 단계만 따라가면 되는 비즈니스 모델 맵을 만들고, 이론 - 사례 - 경험을 적고 있다. 400페이지 분량을 만드는데 1년이 꼬박 걸렸고, 6개월 정도 더 걸릴 듯 하다.  휴가인 오늘도 내용을 한 페이지씩 추가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콘텐츠로 만드는 것은 개인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6. 아들 둘과의 관계


아빠 껌딱지 같았던 큰애가 사춘기가 되면서 당혹스러웠다. 화도내고 달래보다보니 아들과 서먹해져버렸다. 올해 화내지 말자는 다짐을 하고서 한동안 지키고 있고, 아들은 조금씩 가까워졌다. 뭐든 스스로 잘하고 도전할 줄 아는 녀석이라 걱정은 안되지만.. 가끔 나를 너무 닮아서 걱정도 많다. 나를 닮아서 내가 화낸 것 같다. 결국 내가 나 스스로를 아껴야 하나보다.


아빠에게 접착제처럼 붙어있는 둘째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대견한 첫째와 달리 막내라 그런지 뭐든 불안한 이 마음은 부모들이 비슷한 건가.. 배우는 게 늦고 뒤쳐짐을 당연하게 여기는 부모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7. 좋은 인연


일을 통해서든 취미를 통해서든 새로운 좋은 사람을 만나고 알고 있었으나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인연이 있다. 올해는 그 두가지를 모두 얻었던 귀한 한해였던 것 같다. AI 디지털교과서와 미래엔을 통해서 알게된 미래엔 고객, 교과서업체 종사자들, 티맥스 분들 ... 몇 년의 인맥이 몇 개월 만에 이루어졌다. 회사에서는 팀장을 그만두었음에도 점심에든 저녁에든 항상 팀장 모임에 초대를 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었던 썬, 클레어, 데이빗...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8. 공부하는 부부


아내가 갑자기 공인중개사를 따겠다고 작년에 말했다. '그걸 왜?' '회사 다니면서?' '부동산이 이렇게 안좋은데?' 라고 부정적으로 말했던 신랑 보란듯 회사 다니면서, 두 아들 공부 챙기면서, 신랑 챙기면서 당당히 합격했다. 아내가 존경스러웠다. 퇴근을 하면 우리 집은 뺀질대는 막내를 빼곤 아빠도, 엄마도, 큰애도 공부를 한다. 공부의 결과가 출세는 아닐진데 우리 집은 그런 분위기다. 2023년은 더더욱 그러했던 해이다.



9. 아무 것도 아냐..


'나의 아저씨' 인생드라마였다. 74년생으로서 직장생활 부대낌에 근근히 살아가는 박동훈을 바라보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 드라마였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듯한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위로를 받으며, 박동훈 상무의 '아득히 먼곳'을 들으며 인생의 고달픔을 느꼈던 드라마였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사회에서도 생존의 위기감이 팽배한 대한민국 땅에서 박동훈 상무는 세상을 떠났다.


드라마에 위로 받았던 사람으로서, '괜찮아. 아무 것도 아냐'라는 대사에 공금했던 인간으로서.. 그가 다른 이들처럼 조금 더 뻔뻔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뻔뻔한 인간들만 좀비처럼 세상에 남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10. 삶에 대해..


50을 잠시 살았다. 국가 때문에 50을 살다 49로 돌아갔다. 이제 50이 된다. 100세를 산다면 절반을 산 셈이다. 80세를 산다면 이제 얼마 안남았다.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에 나도, 부부도 노력했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을 이룰수록, 시간이 흐를수록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하는 시간도 늘고 있다.


그 중에서 찾은 것이 동네 작은 까페에서 차 한잔 하는 것이다. 경의선 숲길에 있는 작은 까페의 카푸치노가 일품이다. 2023년을 마무리하기 위해 아내와 내일 그 까페에 가기로 했다.


삶이란 결국 바쁨 속에서 살아 갈 수 있는 휴식이 필요하다. 그것이 까페이든, 산책이든 만들어내야 한다. 삶을 다했을 때 가져갈 것이 그 추억 밖에 없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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