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위해 알아두면 좋은 얕고 넓은 지식
지난 편에서 직장인이 왜 비즈니스 모델을 알아야 하고,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 사례에는 무엇이 있는지 설명해 드렸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실제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구성되고 상호 작용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비즈니스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흔히 접하는 일상 생활이나 회사의 모습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구성되어 돌아가는 것인지 알 수 있는데요. 일상생활 속에서의 비즈니스 모델 요소를 한 번 살펴볼까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단어를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동네 가게를 구매 고객이 아닌 사업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여의도 빌딩에 자리 잡은 대기업이든 동네 입구에 자리 잡은 작은 치킨집이든 비즈니스 규모에 차이가 있을 뿐,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보면 본질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9가지 요소를 갖추어 수익을 창출해 나가는 과정이나 구조는 대부분 같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치킨집 사장이 된다고 가정하고, 비즈니스 모델의 9가지 요소를 정의해보겠습니다.
치킨집을 열기에 앞서 어디에 가게를 열 것인지 고민할 것입니다. 직장인이 많은 여의도나 강남이 좋을지,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 홍대나 신촌이 좋을지, 아니면 아파트 근처 상가나 골목에 자리 잡을지 입지부터 결정하겠죠. 어디에 치킨집을 여느냐에 따라 영업의 형태는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입지에 따라 고객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주택가라면 당연히 배달을 원하는 동네 주민이 많을 테고, 회사 근처라면 직장인들이 1차 또는 2차로 직접 가게에 찾아올 것입니다. 여의도 같은 곳은 주말이 되면 주요 고객인 직장인들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어쩌면 가게 문을 닫고 쉴 수도 있겠죠.
비즈니스의 시작점은 바로 고객입니다. 모든 기업은 고객 없이는 존재할 수 없죠. 고객은 기업에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 이용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합니다. 궁극적으로 기업의 생존을 유지해 주는 것이죠. 그래서 모든 기업이 ‘고객이 왕이다’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고객이 누군지를 정확하게 규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고객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기가 어렵죠. 그러다 보니 신사업을 개발할 때 가장 어려운 지점이 바로 고객이 누구이며, 고객이 어떤 니즈와 문제를 가졌는지 정의하는 것입니다. 시작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너무 어려운 일이다 보니, 대부분 고객에 대해 철저하고 완벽하게 조사하는 것보다 일부 또는 본인이 고객의 관점에서 ‘이런 게 필요하겠다’라고 짐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은 실제 비용을 지불하는 고객도 존재하지만, 돈을 지불하지 않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만 하는 고객도 존재합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네이버 검색 서비스나 카카오톡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대부분을 서비스 이용 고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중 일부는 콘텐츠를 구매 하므로, 비용을 지불하는 구매 고객이 되기도 합니다.
네이버나 카카오 입장에서는 무료로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 이들을 대상으로 기업이나 제품 광고를 하길 원하는 광고주를 기업 고객으로 정의하기도 하죠.
기업의 입장에서 모든 국민이 고객이 되면 좋겠지만, 취향이나 연령 그리고 성별 등이 모두 달라 그중 일부만이 실제 고객이 됩니다. 그래서 고객을 더 정확하고 상세하게 정의하기 위해 고객을 여러 기준에 의해 분류하게 됩니다. 이를 고객 분류화(Customer Segmentation)라고 하며,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길 원하는 고객을 목표 고객(Target Customer)이라고 합니다.
고객을 분류하는 기준은 매우 다양하지만, ‘지리적 위치에 의한 분류’, ‘성별이나 연령의 의한 분류’, ‘직업에 의한 분류’, ‘소득에 의한 분류’ 등 다양한 분류 카테고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LG CNS와 같이 B2B 사업을 하는 기업은 ‘거래 규모에 의해’, ‘업종에 따라’ 기업 고객을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업종이나 사업 유형에 따라 고객의 유형이 군집화되는 특징을 보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TV 6번이나 8번과 같은 채널에서 볼 수 있는 TV홈쇼핑의 경우, 40대~50대 여성 주부 고객이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반면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20~30대 여성이 40%에 이를 만큼 젊은 여성의 비중이 크죠. 기업은 이러한 고객 군집화를 통해 고객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여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게 됩니다.
‘장사가 되겠다’라고 확신하는 입지 조건은 크게 2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하나는 돈을 벌만큼 고객이 충분하고, 둘은 손해를 볼 만큼 경쟁이 심하지 않다고 판단할때 입니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한다면, ‘치킨만 맛있게 튀긴다면 돈을 벌 수 있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치킨을 만들어 놓으면 잘 팔릴까요? 아마도 그 동네의 구매 고객은 치킨 맛이 다른 집에 비해 어떤지, 배송은 제때 되는지, 위생적인지를 볼 것입니다.
치킨 자체가 주는 맛도 중요하지만, 다른 경쟁 치킨 또는 피자나 떡볶이보다 나은지를 평가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고객에게는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더 가치가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 가치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이죠.
치킨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라 할 수 있습니다. 제품은 스마트폰과 같이 형태가 있고, 서비스는 모바일 서비스와 같이 대부분 형태가 없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가격을 붙이게 되면 상품이라 불리게 됩니다.
상품은 기업이 만들어, 고객에게 그 대가를 받는 존재입니다. 고객의 문제나 욕구를 해결하는 수단이며 대가이죠. 제품과 서비스는 모든 비즈니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합니다.
그런데 왜 제품이나 서비스로 정의하지 않고 ‘제공 가치(Value Proposition)’라고 표현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순수하게 그 자체로만 평가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객은 해당 상품 외에 경쟁사가 팔고 있는 상품을 이미 쓰고 있거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체재를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들, 고객의 입장에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품과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다른 제품에 비해 얼마나 더 나은가(제공 가치)를 기준으로 구매하게 됩니다. 제공 가치는 시간과 같은 기준에 의해 ‘상대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이 인식하는 가치와 고객이 실제 체감하는 가치는 간극(Gap)이 존재할 수밖에 없죠.
제품이나 서비스가 상대적인 제공 가치로 평가받게 된 것은 이미 공급 과잉 시대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공산품이 부족하여 공장에서 찍어내기만 하면 팔리던 1970~80년대 고도성장의 시기에는 제품 자체만으로 절대적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품을 못 만들어 내서가 아니라 제품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 가치가 점점 중요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때, 의식하든 못하든 간에 분명 상품의 가치를 보고 돈을 지불합니다. 그래서 돈이 많이 들수록 그 가치를 더 고민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볼 때 지불하는 돈과 상품의 가치는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반드시 상품의 가치가 돈의 가치보다 높아야 돈을 지불하는 것이죠. 만약 그렇지 않다면 ‘돈이 아깝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상품의 제공 가치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이 복합적으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품이냐에 따라 달라지죠. 자동차는 편리함이라는 실용적 가치와 자기 과시라는 심미적 가치가 함께 존재합니다. 명품은 심미적 가치인 ‘남다름’이 매우 중요한 가치죠. 명품을 누구나 보유한다면, 그것은 명품의 가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그러기 때문에, 명품은 실용적 기능이나 제품 품질과는 별개로 가격을 점점 높게 책정하여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가치로 만들어 버립니다.
l 제공 가치의 사례
게임이나 만화처럼 재미라는 정성적인 가치를 주는 것이 있지만, 이마트 노브랜드나 일본의 무인양품(muji)처럼 가격이라는 정량적 가치를 제공해주는 제품도 있죠.
정량적인 가치와 정성적인 가치가 혼용되기 때문에 제공 가치를 평가하고 정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누구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필자도 신사업을 개발하거나 상품 기획을 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지점이 바로 ‘제공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이제 고객에게 치킨이 배송되는 과정을 보겠습니다. 직장 근처에 자리 잡았다면, 직장인들이 퇴근 후 치킨집을 들를 것입니다. 그런데 주택가라면 방문 고객보다 배달 고객이 더 많겠죠. 배달이 필요하다면, 오토바이를 통해 치킨이라는 제품을 배달할 것입니다.
만약 근처 호프집에서 치킨 주문이 들어오게 된다면, 치킨이라는 제품은 호프집을 통해 구매 고객에게 전달할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고객에게 치킨이라는 제품이 전달되는 경로를 유통이라고 합니다.
유통 채널(Channel)은 기업에서 생산된 제품 또는 서비스가 고객에게 전달되는 경로입니다. 오프라인은 물류 또는 판매망을 통하고, 온라인은 통신•인터넷•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이마트, 편의점, 대리점, 온라인 쇼핑몰 등이 유통의 대표적인 사례이죠. 전자 제품의 경우, 베스트샵과 같은 대형 매장을 통해서 직접 냉장고를 살펴보며 설명을 듣고, 견적을 뽑아 본 후 결제와 배송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 제공, 제품 체험, 구매, 전달, 애프터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접점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생산→도매→소매 등의 전통적인 물류체계를 통해 매장 또는 지점에서 고객에게 전달되는 유통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편의점도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 체계라고 할 수 있죠.
반면, 온라인은 모바일 또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앱의 형태로 고객에게 다가갑니다. 콘텐츠나 게임과 같이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형의 제품을 주문(오프라인을 통해 배송)받는 유통 채널의 역할을 합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유통이 대부분이었으나 2010년 이후에는 온라인 유통 채널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죠.
유통 채널은 기업에서 생산된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알리고, 전달하기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통 채널은 고객 확보와 유지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때문에, 가능한 자체적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려고 하는데요. 부득이 할 경우, 제휴 유통 채널을 통해 고객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간접적인 채널을 구축하기도 합니다.
개인사업자를 모집하여 독립적인 사업체로서 대리점을 운영하는 형태도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도 유통 채널에 해당되는데, 이동통신 대리점이나 학습지 대리점을 대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시간에는 비즈니스 모델의 9가지 구성 요소 중 고객과 제공가치, 유통 채널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난글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 요소인 자원, 활동, 제휴를 살펴보겠습니다.
글 ㅣ 강석태 차장 ㅣ LG CNS 블로거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 저자]
['초보, 예비 직장인을 위한 직장 생활 백서' 연재 현황]
[7편] 기업의 조직 문화
[8편] 직장 생활과 보고
[9편] 직장인에게 보고가 왜 중요한가
[10편] 보고를 잘하기 위한 방법
[11편] 보고서를 잘 쓰는 법
[12편] 직장 생활과 이직
[14편]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경력자 이력서 쓰는 법 #1
[15편]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경력자 이력서 쓰는 법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