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힘을 주는 것
오일파스텔을 본격적으로 그려보기로 마음먹은 건 올 4월 초였다. 수채화 캘리그라피 수업 이외에 수채화를 취미미술로 병행하고 있었는데 드로잉 기초가 전혀 잡히지 않은 성인 초보자들을 가르치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연필 기초 소묘부터 어떻게든 시작했으나 돌아온 건 자책과 불만족뿐이었다. 그렇게 취미미술 수업을 잠정적으로 접고 있던 중 오일파스텔을 알게 된 거다! 그리고 내가 먼저 이 오일파스텔이라는 도구를 잘 알아야 하는 게 급선무였다.
마침 좋은 책을 서점에서 골라내었고 나는 곧 빠져들며 수록된 그림을 모두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우선 색감과 구도가 모두 마음에 들었다.
이 꽃밭 그림을 그리곤 자신감을 얻은 후 취미미술 오일파스텔 수업을 열었다. 그러나 바로 이튿날 내 강아지 포로리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
슬픔과 상실감을 안은 채 시간은 흘러 흘러 7월이 됐다. 평생교육 실습생들이 새로 들어와 실습생 교육이 다시 시작됐고, 자연스레 오일파스텔 수업도 시작하게 된 거다. 아무래도 내가 연습해 온 그림들은 난이도가 좀 있어 초보자들이 쉽게 그릴 수 있는 참고용 책을 찾다가 발견한 게 '조용한 오리'의 책이었다.
석 달만에 수강생들이 제법 늘어 내 실력 단계를 높여야 할 때를 느낄 정도다. 나만의 그림을 그려야 해서 이젠 참고를 하지만, 어느 도구나 고수들이 있어 그 한계가 넓고 깊다.
아무튼 우리 포로리가 내 등을 떠민 게 분명하다. 오일파스텔을 손에 쥘 때마다 그 애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사무치게 그립지만, 또 기운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