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작업실을 찾아서…

by 돌레인

2021년 12월 29일

초보자 수준에 맞춘 그림만 그리다 보면 애써 키운 감각을 쉬이 잃곤 한다. 내 선이 어땠더라 하며 그려본 스케치에 멘붕이 왔다. 좋은 선을 갖거나 유지하는 길은 오로지 꾸준한 연습뿐인데 정신이 번쩍 든다. 하루 그림 루틴을 선부터 시작해야겠다…


12월 31일

나만의 좋은 선을 갖기 위한 기초 선 연습을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선은 정밀묘사가 아닌 크로키에 적합한 부드러운 선이란 걸 분명히 알게 되니 자신감도 붙었다. 수채화 기법도 다시 익혀가며 기초를 다져가는 게 새해 목표다!! 내게 파이팅!!


2021년 마지막을 장식한 책은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다. 그녀가 알려준 ‘모닝 페이지’는 내게 많은 격려와 영감을 줬다. 그림은 더 늦기 전에 시작한, 직업까지 바꾼 내 오래된 소망이었다. 그걸 이루기 위해 얼마나 끈질긴 노력과 뜨거운 열정이 필요했던지는 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 이제 나는 또 하나의 인생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다. 내가 주변 상황에 의해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 멀리 내다보며 조급해하지 말자…


2022년 1월 8일

선 연습이 2주차로 접어들었다. 1주차의 직선에 이어 2주차는 인체 등 부드러운 선의 기본인 곡선이다.


인터넷 강좌 댓글란에 결과물을 업로드하여 선생님의 조언을 받는다. 잘했다는 걸 보여주기보다 꾸준한 연습과 그 과정을 공유하는 강좌라 잘 시작했단 안도감도 든다. 벌써 A4 용지 100매 중 1/3을 앞뒤로 가득 채우며 연습했다. 실력은 연습량과 비례한다. 그림을 잘 그리려면 그만큼의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진리다. 꾸준한 연습과 노력을 유지시키는 게 바로 열정이다. 그림을 향한 나의 열정이 사그라들지 않길 나는 늘 기원한다.



1월 15일

내 부캐인 ‘돌레인’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다. 머지않아 자기만의 번듯한 작업실을 가질 거고, 그곳에서 자신을 위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책으로 결실을 맺을 거다. 소수정예의 성인에게 그림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도 전수할 거고, 뜻이 맞는 동아리를 형성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 작은 전시회도 열거다. 종종 돌레인은 국내나 국외 소도시들에 머무르며 다양하게 겪은 경험들을 스케치북에 그림과 글로 기록할 거다.


내 남은 인생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보내리란 막연함으로 있었는데 막상 이렇게 글로 풀고 나니 내 삶의 목표가 더 선명해졌다.


1월 24일

공유 오피스 첫 체험!

내 개인 작업이 우선이기에 부담 없는 원데이 자유석으로 시작해 보기로 했다. 미루던 교재 작업도 해보며 알차게 보내야지…

남편 회사랑 같은 빌딩이란 건 안 비밀~


1월 28일

오늘의 내 이동 작업식은 다시 남편 회사 아래층이다. 이번엔 1인 개인실을 택했는데 2인용이라 답답하지 않다. 마스크를 안 써도 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남의 이목에 신경 안 쓰고 내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지 1달 대여 공실은 없고 원데이만 가능하다. 오늘도 알차게 아잣!!



2월 4일

금요일은 남편과 출근하는 날~

후기 이벤트에 당첨돼 오늘 하루 1만 원이나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하게 되었다. 3월 말부턴 아예 개인 작업실로 들어갈 생각에 세 군데를 봐놨는데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굉장한 도전임은 틀림없다.


2월 9일

오래간만에 집에 있는 날, 밀린 집안일을 끝내니 오전이 다 갔다…ㅠㅠ. 일주일에 한 번은 이동 작업실에 가 온전히 내게 집중하기로 한 게 내겐 오아시스다. 마음에 둔 작업실이 날이 갈수록 자꾸 아른거린다. 지금은 책임진 일에 집중해야 할 때!!



2월 10일

오전 수업이 취소돼 오래전부터 들르는 카페에 들어왔다. 스터디 카페와 오픈 공유 오피스의 중간 형태다. 예전엔 24시간 운영이 돼서 밤새 책 읽으러 올까 했었는데 코로나가 끝나면 꼭 실행에 옮길 거닷!!


색상 정리도 시작해야 해서 노트 정리 계획안을 짰다. 다시 미술 공부의 필요성을 느껴 드로잉과 색상, 수채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내 시간이 별로 없어 더 절실해지는 아이러니를 경험한다. 꿈을 향해 가는 원동력인가 싶기도 하다.



2월 11일

오늘 내 이동 사무실은 강남 신논현역 근처다. 원데이 이용이 오전 9시부터라 9호선 출근 지옥은 필수다. 멋진 건물까진 예상하진 않았으나 지도가 안내한 건물 앞에서 들어갈까 말까 순간 망설였다. 아, 이래서 다른 곳에 비해 저렴했던 거구나…. 하지만 막상 사무실에 들어서니 사진 속 모습 그대로였다.


데스크 아저씨가 내 하루 사무실과 탕비실, 화장실을 친절히 안내해 주셨다. 1인실이 다 차 2인실을 내주신 거다. 잠금장치가 풀려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강남에서 이 정도 독립 사무실이라면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나는 또 오진 않을 듯하다. 남편이 있는 사무실이 그립다…ㅠㅠ. 그래도 오늘 할 일은 해야지!!


드디어 30일간의 선 연습 챌린지를 완주했다! 자연스러운 인체 드로잉을 위한 스타터 단계라 쉬울 줄 알았는데 역시 기초를 튼튼해야 한다는 진리를 확실히 깨달았다. 중상급 반인 인체 드로잉과 인물화도 성실히 따라가야지!! 매일의 연습이 우선이다.



2월 15일

마치 또 다른 집에 온 듯한 느낌이 드는 걸 보니 어느새 이곳이 편해졌나 보다. 아무도 없는 빈 사무실의 노란 불빛 아래, 내가 처음 방문해 앉았던 느낌 좋은 그 책상 위에 내 이름이 적힌 쪽지가 반갑게 맞아줬다. 본격적인 작업실 입주 전까진 여기가 내 임시 작업실이다.


남성 기본 인체를 그리는 데 몰두하는 동안 주변의 자리들이 차츰 채워졌다. 8등분, 4등분, 2등분 남성 인체를 그린 후 똑같은 과정으로 여성 인체도 그러고 나서 글도 하나 써야 하지만, 나만의 작업에 오롯이 집중하는 이 시간들이 너무 감사하기만 하다. 오늘 안으로 끝내자고 스스로 데드라인을 설정해 두기로 한다.


내가 부여한 오늘의 과제 완료!!

지난 30일 치를 다시 정리하며 더 연습해야 할 부분과 주의사항을 눈여겨볼 거다.

- 남녀 2등분 기본 체형은 눈을 감고도 그릴 수 있을 만큼 손에 익도록 틈틈이 연습할 것!

- 수채화는 수업 준비 겸 기초에 심화를 더해갈 것!


중상급반이 열리는 4월 초까지 내게 부여하는 과제다…





2월 20일

이미 발행됐거나 독립출판으로 출간됐거나 앞으로 쓸 계획인 내 책들… 알려졌든 안 알려졌든, 팔리든 안 팔리든, 돈이 되든 안 되든… 그럼에도 나는 그리고 쓴다…

모아보니 그럴 듯 하구나…ㅎㅎㅎ




2월 22일

내 작은 사무실로 출근 완료~!!

21세기판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가상의 공간도 해당된다. 복잡한 상황들에서 벗어나고픈 것인지 도피하는 것인진 잘 모르겠으나, 온전한 내가 되는 이 시간과 공간에 감사한다…


3월 11일

보름만의 내 작은 사무실 출근~

그리고 열흘 후 내 전용 공유 작업실로 입주할 계획이다. 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내자!!


3월 16일

다음 주면 입주할 작업실에 갖고 갈 그림도구들을 챙기고 있다. 집중할 장르가 드로잉과 수채화라 간단할 것 같았는데 물건들이 점점 불어난다. 최소 석 달, 최대 1년 예상… 이런 결정을 하는 것에도 그간 많은 고민과 장애들이 있었는데 막상 입금까지 치르고 나니 전진밖에 안 보인다. 그 과정들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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