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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레인 Jun 01. 2023

뉴욕 빨래방

Day 6-1

2023. 4. 11(화)

미국에 간 지 일주일째가 된 이른 아침, 호텔 근처에 있는 빨래방에 가기로 했다.  가져간 컵라면도 다 떨어져 남은 하나를 둘이 나눠 먹었다.  거의 모든 미국 음식이 짜고 느끼해 매콤한 맛을 찾게 돼서 오늘은 꼭 한식을 먹기로 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빨래방인데,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양자경이 운영하는 빨래방보단 훨씬 작았지만 우리 동네보단 규모가 꽤 컸다.  

이런 배치로 다른 편에 건조기들이 주욱 놓여 있다.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다면 세제와 섬유린스를 따로 사야 한다는 거다.  동전이 필수인 곳이라 지폐를 바꿔야 했는데 동전 교환기 위에 나란히 놓인 컵의 용도가 궁금했고, 세제 자판기 아래 놓인 기다란 몽둥이도 궁금했다.  그러던 차 중국인 아줌마 두 분이 빨래를 한 보따리씩 들고 들어오셨는데 지폐를 교환기에 연속해 넣더니 촤르르 떨어지는 동전들을 컵에 수북이 담는 거다.  그리곤 동전을 차례차례 넣고 밀더니 구석으로 툭 떨어진 세제를 몽둥이로 휘휘 저어 꺼냈다.  뭐 하나 허투루 놓여 있는 게 없구나 싶었다.


각각 1.25 달러니 세제 값만 3300원이다.


세탁기에 속옷을 넣고 세제 두 개를 탈탈 털어 넣었다.  조작 순서가 그림으로 표시돼 있어 그리 어렵지 않았다.  12분 세탁이 3.25달러이고, 건조는 30분에 1.25달러다.  세제 값까지 계산해 보니 만 원도 안 든 셈이다!!  

빨래를 하는 동안 좁은 자리 한편에 앉아 빨래방 내부를 찬찬히 구경했다.  드라이클리닝을 마친 옷들이 걸려 있고 커다란 헝겊 보따리들도 보였다.  옷을 맡기면 빨래를 해주고, 필요에 따라 세탁소로 보내 드라이클리닝까지 해주는 곳이었다.  

예쁜 냄새를 풍기며 뽀송뽀송하게 마른 옷을 파랗고 커다란 비닐봉지에 챙겨 담아 호텔로 돌아갔다.  현지인이 다 된 듯한 남편의 뒷모습에 웃음이 났지만 왠지 짠해졌다...ㅠㅠ  옛날이라면 환갑잔치를 할 나이인데, 진짜 인생은 이제 시작이니 건강합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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